[정명의기자] NC 다이노스의 에릭 테임즈(30)와 한화 이글스의 윌린 로사리오(28)가 동시에 일본 프로야구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장타력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는 두 선수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는 27일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테임즈를 영입 리스트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가 장타력 부족을 메울 적임자로 테임즈를 눈여겨 보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 신문은 소프트뱅크의 올 시즌 팀 홈런 수가 110개로 리그 3위에 머무르고 있다며, 지난해 1위(141개)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31홈런을 기록한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소프트뱅크 입장에서 지난해 40홈런-40도루에 이어 올 시즌도 40홈런을 기록한 테임즈는 이대호의 역할을 맡아줄 훌륭한 대안이다. 중요한 것은 소프트뱅크가 로사리오 역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점이다. 소프트뱅크는 한국에 파견한 스카우트를 통해 로사리오의 경기를 직접 체크했다.
테임즈와 로사리오에게 동시에 관심을 보이는 일본 구단은 소프트뱅크 뿐만이 아니다. 한신 타이거즈 역시 두 선수를 영입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스포츠호치가 '테임즈는 한신의 유력 영입 후보 중 한 명'이라고 전했다. 한신 역시 한국에 스카우트를 파견한 구단이다.
벌써부터 일본 구단이 두 선수에게 제시할 예상 몸값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대호가 소프트뱅크에서 받았던 연봉이 기준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재밌는 것은 테임즈와 로사리오가 서로의 대체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 어차피 일본 구단들은 두 선수에게 기대하는 바는 장타력이다. 그런데 장타력 측면에서 두 선수의 차이는 크지 않다. 어떤 선수가 일본리그에서 성공할 지 장담하기도 어렵다.
일본 진출을 놓고 두 선수가 경쟁 관계에 놓일 수도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거포 1루수'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던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와 이대호가 동시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면서 벌어졌던 상황과 비슷한 맥락이다.
일본 구단 입장에서는 한 선수와 계약 협상이 어렵게 진행될 경우 다른 선수와 계약을 추진하면 된다. 이 경우 두 선수의 몸값은 크게 오르기 어렵다.
일본 팀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둘의 현 소속팀 NC와 한화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팀 타선의 핵심 자원을 손놓고 일본 구단에 빼앗길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 아직 테임즈와 로사리오가 내년 시즌 어떤 유니폼을 입을 지는 확실치 않지만, 두 선수의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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