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경기를 하면서 스스로 느끼고 배워야 한다."
10일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둔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신예 선발투수 박주현(20)에 대한 기대와 당부를 동시에 쏟아냈다.
박주현은 지난해 장충고를 졸업하고 2차 3라운드로 넥센에 입단한 오른손 투수. 넥센이 장기적으로 선발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키우기 위해 공들이고 있는 유망주다.
박주현은 전날 잠실 두산전에서 1군 두 번째 선발등판 기회를 잡았다. 4회까지 두산 강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였으나 5회 들어 경험부족을 드러내며 한꺼번에 5실점했다. 이날 기록은 5이닝 8피안타 5탈삼진 5실점. 다만 사사구가 하나도 없는 공격적인 투구는 단연 눈에 띄었다.
하루 뒤인 이날 경기 전 만난 염 감독은 "나는 좋게 봤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해에도 2군에서 선발 등판 경험이 5번에 불과한 선수다. 당연히 경험부족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면서도 "1회에는 힘으로 밀어붙였지만 공 70개가 넘어서면서 패턴변화가 없었던 게 결국 악재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염 감독은 "경기를 하면서 본인이 느껴야 한다. 어제 공 86개를 던졌는데, 70개가 넘어가면 힘을 빼면서 타자를 잡아내는 요령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지금은 그러고 있는 과정"이라고 했다.
지난 3일 사직 롯데전에서 시즌 첫 선발등판한 박주현은 5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시즌 2경기에 나선 그는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박주현이 지금 당장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경험을 쌓기 위해 기회를 주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 한 해 동안은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본인이 느껴야 한다. 어차피 지금 승리가 중요한 게 아니다. 투구수가 불어나면 초반과 달리 좀 더 신중하게, 힘이 빠져도 승부하는 요령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넥센은 전날 연장 12회 접전 끝에 9-9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7-0으로 앞서다가 두산의 후반 맹추격에 진땀을 흘리면서 간신히 무승부로 경기를 마감했다. 염 감독은 "결과만 보면 솔직히 짜증이 날 수 있지만 차라리 초반에 이런 경기가 나오는 게 낫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라 선수들도 적응하는 과정"이라며 "다만 후반기에는 이런 경험을 안 하는 게 좋다. (순위 싸움이 한창일) 후반기에 이런 힘든 경기가 나온다면 여러모로 피곤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