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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앞둔 日의 미묘한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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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단순한 한 경기", "실력 높이는 의미에서의 라이벌" 등 가벼운 분위기

[이성필기자]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결승전에서 맞붙는 결과가 만들어졌지만 일본 측의 반응은 다소 시큰둥했다.

29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드 도하의 알 가라파 스타디움 훈련장. 100여명이 넘는 일본 취재진은 일본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훈련 취재에 집중했다. 이들 중 30여명은 앞서 스포츠 커미티에서 훈련을 끝낸 한국 대표팀 훈련장을 찾아 전력 탐구에 열을 올렸다.

일본 입장에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이른바 한국의 '최약세대'가 리우 올림픽 진출을 일궈낸 것에 대해 놀라워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신태용호를 '골짜기 세대'라 부르며 비관적인 전망을 했던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한-일 결승전을 대하는 태도에는 미묘한 온도차가 보였다. 한국은 일본에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일본과는 가위바위보도 져서는 안되고 최근의 역사 문제까지 섞이면서 한국대표팀은 필승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일본의 분위기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일본 아사히TV의 에치고 게이스케 기자는 "한국과 일본 모두 리우 올림픽 본선 티켓을 확보했기 때문에 부담이 전혀 없는 경기가 아닌가"라며 결승전 결과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에치고 기자는 "데구라모리 마코토 감독이 그답지 않게 한국을 꺾고 아시아 정상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는 있지만 무리하지는 않을 것 같다. 골잡이 스즈키 무사시와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가 부상이라 정상적인 경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망했다.

일본 축구의 레전드인 나카야마 마사시(45)도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이번 대회 해설을 위해 도하를 찾은 나카야마는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일본의 월드컵 첫 골을 얻어낸 인물이다. 지난해까지 일본 실업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등 오래토록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나카야마는 "한국대표팀은 개개인이 힘이 좋고 정신력도 강하다. 이번 대회에서도 많은 실점을 하지 않았다. 대인 방어 능력이 뛰어나다"라며 수비가 약하다는 한국의 시선에 정반대 평가를 했다.

결승전 전망에 대해서는 일본인 특유의 신중함을 보였다. 그는 "일본이 이기기를 희망한다"라면서도 "추후 월드컵을 생각한다면 이번 세대가 우승을 차지해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한국도 올림픽 대표팀에 대해 같은 느낌을 가질 것"이라며 팽팽한 승부를 예상했다.

대신 결승전은 축제의 장이 되기를 바랐다. 그는 "아시아 축구와 양국의 축구 실력을 높이는 의미에서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상대다"라며 상호 축구 발전에 의미를 뒀다.

제3자의 시각도 마찬가지. 중동 최대의 스포츠 채널인 비인(BEIN) 스포츠 채널의 와일 엘 베자데 기자도 한일간 결승전을 축제로 규정했다. 그는 "사실 메인 이벤트 경기는 결승전이 아니라 이라크와 카타르의 3-4위전이 아닌가. 그들의 벼랑 끝 승부에 더 시선이 간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 특수성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3-4위전에 비하면 결승전은 축제에 가깝다"라고 평했다.

이어 "AFC가 한국, 일본이 단골로 올림픽에 나가는 것에 대비해 규정을 바꿨지만 결국은 두 국가가 먼저 티켓을 확보했다. 중동권 국가들은 두 국가의 경기력을 결승전에서 보고 느끼며 배워야 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조이뉴스24 /도하(카타르)=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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