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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 구분없는 축구 정치, 한국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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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래터 FIFA 회장 5선,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었다

[이성필기자]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말을 세계 축구계가 FIFA 회장 선거를 통해 보여줬다.

제프 블래터(79, 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30일 오전(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FIFA 회장 선거에서 알리 빈 알 후세인(40, 요르단) 왕자에 133표-73표(기권 3표)로 승리하며 2019년까지 세계 축구의 리더 역할을 계속하게 됐다. 1998년부터 무려 5선이다.

블래터 회장은 유럽축구연맹(UEFA, 53개국)과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 11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대륙 연맹의 지지를 받으며 여유 있게 당선됐다는 분석이다. UEFA는 일찌감치 후세인 왕자 지지를 선언하는 반 블래터 기류를 형성했다.

2022 월드컵 유치전에서 카타르에 밀렸던 호주 역시 OFC 회원국을 리드하며 UEFA에 동조했다. 그러나 아프리카축구연맹(CAF·54개국), 아시아축구연맹(AFC, 46개국), 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35개국), 남미축구연맹(CONMEBOL, 10개국)의 친 블래터 연대에 힘을 쓰지 못했다.

재미있는 것은 1998년 회장 선거 당시 FIFA 사무총장이었던 블래터의 회장 당선을 도운 이가 미셸 플라티니 현 UEFA 회장이라는 점이다. 플라니티 회장은 1998 프랑스월드컵 유치에 도움을 준 블래터 회장을 음지에서 지원했다. 2011년 총회에서도 블래터의 4선에 UEFA 가맹국들의 연판장을 받아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동시에 세네갈 등 아프리카의 불어권 국가들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

당시 UEFA는 플라티니 중심의 블래터 지지세력과 영국 중심의 반 블래터 세력으로 양분됐다. 블래터는 카타르 출신의 모하에드 빈 함맘 전 AFC 회장과 싸웠다. 영국 중심의 반 블래터 세력이 함맘 회장을 지원했다. 함맘 회장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과 불편한 사이였다. 이번 선거에서 블래터에 대항했던 후세인 왕자를 물밑 지원해 AFC 몫으로 배당된 FIFA 부회장 선거에서 정 명예회장의 5선을 막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번 FIFA 회장 선거 당일 정 명예회장이 성명을 발표하며 블래터를 외곽에서 압박한 부분이다. 정 명예회장은 '블래터 회장은 즉각 물러나야 합니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저는 제프 블래터 회장을 20년 이상 알고 지냈습니다. 블래터 회장은 매우 머리가 좋은 사람입니다. FIFA를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고 막강한 스포츠 단체로 키웠습니다'라며 그의 업적을 칭찬했다.

하지만, 블래터의 5선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정 명예회장은 '실망스럽게도 FIFA는 세계에서 가장 불신받는 단체 중의 하나가 되어버렸습니다. 안타깝게도 FIFA의 부패는 구조적이고 뿌리가 깊습니다. 블래터 회장이 FIFA의 수장으로 지낸 기간 동안 FIFA의 부패 문제는 더욱 심화되었습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블래터 회장 자신이 FIFA를 개혁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축구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블래터 회장이 사임하는 것뿐입니다.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축구를 위해서, 저는 블래터 회장이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가능한 한 빨리 사임할 것을 촉구합니다'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블래터를 향한 칼날은 역으로 후세인 왕자를 돕는 모양새가 됐다. 블래터 회장도 당선 확정 뒤 소감 말미에 정 명예회장의 지적에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겠다"라며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국제 축구계에서 아군과 적군의 구분이 모호해진 상황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달 초 AFC 총회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년 임기의 FIFA 집행위원 선거에 나섰지만 낙선했다. AFC 총회 규정은 4년 임기의 집행위원 1명, 2년 임기 2명을 동시에 투표하는 것이었지만 셰이크 아마드 아시아 올림픽평의회(OCA) 의장이 따로 투표하기를 원했고 괌 축구협회가 제안해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졌다.

한국은 이에 반대했다. 발언권을 요청했지만, 셰이크 아마드와 연대한 셰이크 살만 AFC 회장에게 묵살 당했다. 공교롭게도 AFC의 지지를 받지 못한 후세인 왕자가 정 회장을 지원했다. 정몽준 명예회장의 대항마였던 인물이 정몽규 회장의 지지세력이었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4년 더 블래터 시대가 열린 상황에서 축구 외교 측면에서의 줄타기를 잘해야 하는 한국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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