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 이재원은 아직 국가대표 유니폼이 낯설기만 하다. 그는 "아직 적응이 안 된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규모가 큰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이재원은 "나도 언젠가는 이 자리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강민호(롯데)와 함께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포수로 발탁됐다. 금메달을 노리는 대표팀의 안방을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최근 둘의 성적이 나란히 부진해 우려의 시선이 커졌다. 강민호는 올 시즌 타율 2할3푼2리 15홈런 39타점에 그쳤다. 시즌 내내 반등 없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이어갔다.
이재원은 전반기 타율 3할9푼4리의 폭발적 타격솜씨를 보이다 후반기 2할2푼으로 뚝 떨어졌다. 한때 4할 타율 가능성까지 거론됐으나 체력 저하와 함께 성적이 하락했다. 이재원은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뛰다 보니 경험이 없었다. 성적 하락에 대처가 안 됐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재원은 컨디션을 회복했다. 시작은 지난 10일 사직 롯데전이었다. 이날 이재원은 7번 타자 포수로 나서 3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이재원은 "코치님과 선배들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NC로 이적한 선배 이호준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이재원은 "이호준 선배가 '슬럼프는 어차피 누구나 겪는 일이다. 언젠가는 올라오니 너무 신경 쓰지 마라'라고 하셨다. 경험이 많은 선배의 말이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2014시즌은 이재원에게 특별한 한 해다. 생애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실력을 입증했고, SK의 주전 포수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오는 12월에는 스무살 때부터 사귄 동갑내기 여자친구 김다혜 씨와 결혼도 앞두고 있다. 이재원은 "어려웠던 시간이 많았는데, 여자친구가 늘 옆에서 힘이 돼줬다. 이제 금메달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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