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이)재원이는 진정한 노력파다. 숙소에서 항상 경기를 복기하면서 연구한다. 공부를 많이 하는 후배다." SK 조동화가 룸메이트 이재원에 대해 전한 평가다.
경기 후 두 시간. 이재원은 컴퓨터 앞에서 꼼짝하지 않고 당일 경기를 다시 본다. 이재원은 "올 시즌 우리 팀의 경기는 매일 봤다. 수비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고, 공격 때는 내가 방망이를 쳤던 상황만 돌려본다. 좋았을 때와 안 좋았을 때를 비교해서 보기도 한다. 매일 두 시간 정도는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SK의 경기는 모두 이재원의 머릿속에 입력됐다. 주전 포수로 나서면서 할 일이 더 많아졌다. 이재원은 "볼 배합이 아쉬운 부분을 더 집중해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런 이재원도 하루쯤 컴퓨터를 켜지 않을 때가 있다. 그는 "경기를 아예 망친 날은 아무 생각하지 않고 푹 잔다"면서 웃었다. 이재원이 터득한 나름의 스트레스 해결책이다.
노력은 성적으로 나타났다. 이재원은 8일 현재 72경기에서 타율 3할9푼8리 9홈런 58타점 32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 고공행진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7일 사직 롯데전까지 4할1푼을 유지했던 타율이 8일 문학 KIA전에서 4타수 1안타에 그치자 3할9푼8리로 내려갔다.
그러나 우려했던 큰 폭의 내림세는 없었다. 이재원은 타율이 3할대로 떨어진 뒤에도 꾸준히 안타를 추가해 4할 언저리를 지키고 있다. 누구보다 이재원의 실력을 인정하는 동료들은 "정말 대단한 기록"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차례 고비도 넘겼다. 이재원의 타율은 5월 4할4리(94타수 38안타)에서 6월 3할3푼3리(75타수 25안타)로 떨어졌다. 타점도 5월 20개에서 6월 13개로 줄었다. 6월 20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안타 경기가 네 차례 있었다. 이재원은 1안타라도 꼬박꼬박 때리면서 타격감을 유지하려 애썼다. 그는 "6월 말에는 정말 힘들었다. 마이너스에서 다시 올라온 느낌"이라고 돌아봤다.
회복세의 시작은 마산 NC전이었다. 그는 "LG전부터 조금씩 올라왔고, NC전에서 회복됐다. 선선한 날씨 덕분에 경기를 치르면서 컨디션이 올라오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 타석에서 뭔가 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고비를 넘기면서 여유도 되찾았다. 이재원은 "형들이 한 시즌을 치르면서 세 번의 고비가 온다더라. 이번이 첫 번째 고비였다. 그 고비를 못 넘기면 2할대 타자이고, 넘기면 3할이라고 했다. 나는 고비를 넘겼으니 다행"이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이재원은 7월 들어 6경기 연속 안타, 5경기 연속 타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원은 "이제 다른 문제는 없다. 체력 관리만 잘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꿈의 타율' 4할에 가장 근접한 선수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