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후반기에는 달라질까. 전반기 극심한 부진으로 고개를 들지 못한 유희관(두산)이 후반기 재도약을 벼르고 있다.
유희관은 23일 잠실 SK전에 올스타 휴식기 이후 첫 선발등판한다. 전날 에이스 니퍼트가 나선 경기가 우천으로 노게임 선언되면서 이날 경기는 두산의 '후반기 개막전'이 됐다.
전반기 동안 유희관은 7승5패 평균자책점 5.08에 그쳤다. 지난해 거둔 10승7패 3.53의 성적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 이유는 한 가지로 집약된다. 제구력 불안이다. 공이 빠르지 않은 유희관은 스트라이크존 외곽에 걸치는 절묘한 제구로 지난해 승승장구했다. 여기에 타자의 의표를 찌르는 공배합도 일품이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그만의 장기가 실종됐다. 전반적으로 공이 높이 형성되면서 큰 것을 자주 허용하는 모습이다. 올 시즌 허용한 128안타 가운데 43안타가 장타다. 이 가운데 피홈런이 무려 15개나 됐다. SK 채병용(18개)에 이은 리그 2위다. "홈런 공장으로 전락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유희관은 전반기 막판부터 자신의 부족한 점을 크게 자각한 모습이다. 투수의 제구가 흔들리는 원인은 하나. 하체가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희관은 요즘 러닝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두산 훈련 때는 땀을 뻘뻘 흘리며 잠실구장을 몇바퀴씩 도는 그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반등의 조짐도 조금씩 보인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인 지난 13일 잠실 한화전에선 5.1이닝 8피안타 1실점으로 선방했다. 탈삼진 4개에 볼넷은 없었다.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 없지 않았지만 5∼6월의 극심한 부진과는 전반적으로 차이를 보인 투구내용이었다.
최근 부쩍 말수를 줄이고 운동에만 전념해온 유희관이다. 다부지게 마음을 다시 먹은 그가 후반기 첫 등판에서 '칼을 간'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에 맞서는 SK는 트래비스 밴와트를 선발로 내세운다. 데뷔전인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5실점(4자책)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아 승리를 챙긴 밴와트는 시즌 2번째 등판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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