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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승투' 유희관, 재도약의 날개짓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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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이닝 8피안타 2실점 역투…"맞혀잡는 전략 주효"

[김형태기자] 유희관(두산)의 날이었다. 올 시즌 이해할 수 없는 부진으로 고개를 들지 못했던 그는 27일 잠실 넥센전에서 오랜만에 쾌투를 펼치며 어깨를 폈다. 이날 기록은 7이닝 8피안타 2실점. 공 96개를 던져 탈삼진 6개 볼넷 1개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 5월 15일 문학 SK전(6.2이닝 3피안타 1실점) 이후 43일 만의 퀄리티스타트. 두산이 8-2로 이기면서 유희관은 7승(4패)째의 기쁨을 누렸다.

시즌 초반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던 그는 5월부터 갑자기 흔들렸다. 4월 5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2.04를 기록한 그는 5월 3승1패 6.75, 이날 등판 전까지 6월 4경기서 3패 7.78로 최악의 슬럼프에 빠졌다. 정교했던 제구는 흔들렸고, 공 끝은 무뎌졌다. 마음먹고 던진 공은 난타를 당하기 일쑤였다. "지난해 성적이 거품이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두산이 4일 휴식을 취하고 다시 나선 이날 그는 '마일드 띵(Mild Thing)'으로 복귀했다. 서건창에게 3안타, 박병호에게 130m짜리 대형 좌월 솔로포를 허용하며 다소 고전했지만 실점을 최소화한 덕에 승리의 발판을 단단하게 놓았다.

2회를 제외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고비마다 범타를 유도하며 넥센 타선의 진을 뺐다. 특히 2-1로 앞선 4회초에는 선두 박병호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얻어맞은 뒤 후속 강정호마저 좌전안타로 내보내 위기에 몰렸지만 김민성, 로티노, 허도환을 침착하게 잡아내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날 호투의 배경이었다. 두산은 4회말 이원석의 희생플라이로 3-2로 다시 앞선 뒤 5회 3점을 추가해 승기를 잡았다.

유희관은 경기 뒤 "잘 던지든 못 던지든 한 경기로 생각했다. 승패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다만 마음 편하게 던졌다"며 "마음을 비운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그간 혼자 야구한 것 같고. 다승, 자책점에 신경을 쓴 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볼넷이 많아지고 실점이 늘어났다"고 그간 부진의 원인을 털어놓았다.

그는 "오늘은 타자들을 맞혀잡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잘 먹히더라. 4회초 박병호에게 대형 홈런을 맞았지만 우리팀 타선이 점수를 뽑아줄 것으로 생각했다. 동요하지 않았다"고 호투의 요인에 대해 덧붙였다.

송일수 두산 감독도 "유희관이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갔고, 체인지업도 낮게 제구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5연패 늪에서 탈출한 두산, 기나긴 슬럼프에서 벗어날 징조를 보인 유희관 모두에게 의미있는 승리였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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