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김)태군이가 눈물까지 흘렸다. 자식 떠나보내는 기분이다."
LG 트윈스 김기태 감독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주전포수 후보 중 하나였던 김태군(23)을 NC 다이노스로 떠나보낸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김태군은 15일 NC의 특별지명을 받았다. 그 말은 LG의 보호선수 20명에 그가 포함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NC행 소식을 들은 김태군은 김기태 감독과의 면담자리에서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정든 팀을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과 팀내 경쟁에서 밀렸다는 서러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눈물이었다.
김태군의 이탈로 당장 내년 시즌 LG의 안방마님 자리는 윤요섭(30), 조윤준(23)이 맡게 됐다. 대졸신인 김재민(22)도 경쟁자다. 이들 셋은 진주 마무리캠프에서 주전 자리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LG는 2년 연속 포수 자원이 이탈했다. 지난해 LG는 10년 넘게 주전포수로 활약했던 조인성을 SK로 떠나보냈다. FA를 신청한 조인성에게 만족할 만한 금액을 제시하지 못한 결과였다. 그리고 조인성의 뒤를 받치던 김태군마저 NC 유니폼을 입게 됐다.
조인성이 떠난 후 김태군은 가장 1군 경험이 많은 포수였다. 그럼에도 이번 NC의 특별지명 때 보호선수로 묶이지 않았다. 김 감독은 김태군의 NC행이 발표된 후 "(김)태군이가 눈물 흘리는 걸 보니 마음이 안 좋더라. 자식을 떠나보내는 기분"이라며 "우리도 어쩔 수 없었다. 이유는 차차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LG는 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일까. 결국 김태군의 기량이 다른 경쟁자들보다 앞서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 투수 리드와 블로킹 등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가장 나을지 몰라도 방망이 실력이 부족했다.
아직 군복무를 마치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윤요섭은 현역으로 해병대를 전역했고 조윤준은 아마 시절 당한 사고로 인해 면제 판정을 받았다. 반대로 김태군은 조만간 군입대에 의한 2년이라는 공백 기간을 갖게 된다.
성장이 더뎠던 것도 김태군이 팀을 옮기게 된 이유다. 구단은 선수의 성장 가능성을 본다. 김태군이 1군 경험이 많다고는 하지만 팀 내 경쟁자들과의 비교에 불과하다. 비교적 많은 경기 출전에도 기량은 크게 늘지 않았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는 체력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국내에 남기도 했다. 훈련 태도에서도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것이다.
김태군으로서는 NC 이적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 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김경문 감독을 만나는 것도 긍정적인 일이다. 김기태 감독도 김태군이 NC에서 새롭게 도약하길 바라고 있다. 흘린 눈물을 스스로 닦아내야 한다.
LG에게도 과제는 있다. 2008년 입단한 김태군에게 5년간 공들이다 결국 포기했다. 김태군의 이적이 당장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김태군을 떠나보냈다는 것은 사실상 조인성 이후 포수 육성에 실패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내년 시즌 LG 안방을 지킬 포수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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