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지난 16일 목동구장에서는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그런데 이날이 넥센 김시진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다음날인 17일 오후 넥센 구단이 김 감독과 계약해지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16일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을 찾은 취재진에게 팀의 젊은 투수들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최근 김 감독은 팀이 4위 경쟁에서 힘을 잃은 탓인지 야구에 대한 말을 아꼈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전날 선발로 나섰던 강윤구를 포함해 당일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는 장효훈, 그리고 김영민 등 팀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투수들에 대한 얘기를 했다.
김 감독은 강윤구와 장효훈에 대해선 "잘 던질 때와 못 던질 때 차이가 있다"고 했고 김영민에 대해서는 "기회를 줬지만 기대만큼 던지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취재진은 당시 '그래도 내년이 또 있지 않나. 올 시즌 선수들이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덕담(?)을 건넸다. 넥센은 젊은 투수들과 함께 박병호, 강정호, 서건창 등 젊은 야수들과 팀의 중고참으로 자리잡은 유한준, 이택근 등이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미래가 더 밝은 팀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러자 김 감독은 하던 얘기를 잠시 멈추고 그라운드를 쳐다봤다. 그는 잠시 뒤 "그렇게 되면 정말 좋겠다"며 "그런데 감독이 있을 때 잘해야 하는데…"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결과론이지만 김 감독이 이날 덕아웃에서 한 말처럼, 정말 일은 그렇게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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