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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시진 감독 경질, 그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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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시즌 중 수장을 전격적으로 바꿨다. 김시진 감독은 17일 구단의 계약해지로 넥센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전날(16일) 넥센은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2-8로 졌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17일 오후 경질 사실이 발표된 뒤 '조이뉴스 24'와 통화를 통해 "그 한 경기에서 졌다고 이런 결정을 내린 건 아니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넥센은 현재 최하위 한화와 치른 지난 주말 3연전에서 1승 2패로 밀린데다 상대전적에서 7승 9패로 열세에 놓였다. 공교롭게도 한화 역시 지난달 28일 전임 한대화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중도 퇴진해 한용덕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넥센 구단이 김 감독을 경질한 시점에 묘한 여운이 남는다.

김 감독은 팀의 전신이라 볼 수 있는 현대 유니콘스에서 투수코치로 오랜 기간 활동하다 2007년 현대의 마지막 사령탑으로 감독 데뷔했다. 히어로즈로 팀이 바뀌면서 잠시 현직을 떠났다가 2009년 이광환 초대 감독의 뒤를 이어 2대 사령탑으로 다시 팀을 맡았다. 그는 지난해 3년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임기 3년이 보장된 재계약서에 도장을 찍었고 구단도 김 감독에게 신뢰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김 감독의 계약해지는 의외다. 그러나 최근 넥센 팀 분위기는 이런 일을 어느 정도 예고하고 있었다. 넥센이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성적부진에 따른 구단 고위층의 실망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넥센은 올 시즌을 앞두고 LG 트윈스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이택근을 거액을 들여 다시 데려왔고,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거친 베테랑 김병현을 영입하면서 전력을 보강했다. 자연스럽게 팬들의 기대도 높아졌다. 여기에 외국인투수인 브랜든 나이트와 앤드류 밴 헤켄을 앞세워 안정된 마운드를 꾸렸다. 강정호와 박병호 등 기대주로 꼽힌 선수들도 기량을 활짝 꽃피우며 리그 정상급 타자로 성장했다.

넥센은 시즌 개막 후 한 달이 지난 5월부터 태풍의 눈이 됐다. 팀 창단 이후 최다인 8연승을 기록하면서 순위표 맨 앞자리에 오르는 등 기세를 올렸다. 이택근-박병호-강정호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는 팬들에게 'LPG 타선'이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막강 화력을 보였다.

하지만 올스타 휴식기를 고비로 넥센은 지나간 태풍처럼 그 위력이 꺾였다. 아직까지 4강에 대한 희망의 불씨는 남아있지만 구단 고위층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다고 판단을 내려 그 책임을 김 감독에게 지게 한 모양새다.

전반기와 견줘 이기는 경기보다 패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순위 경쟁에서도 힘을 잃자 구단 내부에서 삐걱대는 소음이 나왔다. 최근 구단 고위층에선 김 감독의 선수단 장악 능력과 경기운영 능력에 의문 부호를 붙였다. '2군으로 보내야 할 선수를 1군에 두고 있다', '선수 교체 타이밍을 잘 잡지 못한다'는 얘기도 들렸다.

넥센은 8월 들어 주축 선수들로 꼽힌 강정호, 이택근, 서건창 등이 돌아가면서 체력저하와 부상 등으로 하락세가 시작됐다. 여기에 8월부터 지난 16일까지 역전패한 경기가 자주 나왔다. 그 기간 동안 치른 26경기에서 넥센은 10차례나 역전패를 당했고 반대로 역전승을 거둔 경기는 세 번에 그쳤다.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따른 성적부진이 김 감독 계약해지의 가장 큰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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