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좌타' vs 두산의 '좌투', 결과는?

[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좌타 라인'이 이웃집 두산 베어스 좌투수들의 혼을 빼놨다.

LG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6-6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날 1-1 무승부에 이은 두 경기 연속 연장 무승부.

LG는 1회말 선발 이대진이 4점을 내주며 끌려다녔지만 5회초 1점을 따라붙은 뒤 6회초 타자일순하며 5점을 올려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7회외 8회 각각 한 점씩을 내주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 가지 관심을 모은 대목이 있다. LG가 자랑하는 좌타라인이 두산 좌완 투수들을 상대로 좋은 공격력을 보여준 것이다. LG가 대거 5득점한 6회초 공격 때 이런 사실이 잘 나타났다.

LG는 1-4로 뒤지던 6회초 잘 던지던 두산 선발 이용찬을 상대로 유강남과 이병규, 서동욱이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한 점을 추격했다. 이어지는 무사 무사 1,3루에서 서동욱이 2루 도루에 실패하며 1사 3루가 됐지만 조윤준이 다시 적시타를 터뜨리며 3-4까지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서 두산 벤치는 우완 이용찬을 내리고 좌완 진야곱을 투입했다. 다음부터 이어지는 LG 타순이 오지환-박용택-이대형-큰 이병규였기 때문이다. 이상 네 명의 타자는 모두 좌타자다.

그러나 진야곱은 오지환과 박용택에게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를 만들어준 뒤 폭투로 동점을 헌납했다. 이에 두산 벤치는 진야곱을 내리고 다시 좌완 이혜천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LG는 이대형이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6-4로 역전 리드를 잡았다.

전날 경기서 LG는 주키치(5이닝), 신재웅, 류택현, 봉중근, 이상열, 최성훈(이상 1이닝) 등 좌완투수만 6명을 마운드에 올리며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이에 대해 "경기에 내세울 수 있는 좌투수들을 많이 보유한 LG가 부럽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좌완 기근 현상에 시달려온 두산의 오래 된 고민이기도 하다. 결국 두산의 좌투수들은 LG의 좌타 라인을 막아내지 못하며 대량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경기 전 김 감독이 왜 LG를 부러워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