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공격수, '오만과 편견' 앞에 서다

[최용재기자] 한국 축구 올림픽대표팀 공격수들 앞에는 지금 두 가지 과제가 놓여있다.

첫 번째는 오만과 싸워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홍명보호는 오는 2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2012 런던 올림픽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 오만과 경기를 치른다.

올림픽 본선을 향한 최종예선 첫 걸음이다. 첫 단추를 잘 꿰어 조 1위로 런던으로 직행하기 위해 홍명보호 공격수들은 오만의 골문을 열어야 한다. 홍명보호 공격수들은 시원한 득점포를 가동시켜 대표팀에 승리를 안기며 상쾌한 첫 걸음을 이끌어야 한다. 상대적 약체인 오만의 골문을 마음껏 흔들지 못한다면 런던으로 향하는 길은 순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오만전 승리. 사실 이것은 홍명보호 공격수들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홍명보호 공격수들에게는 또 다른 과제가 하나 더 있다. 공격수들만이 해결할 수 있는 과제다. 바로 홍명보호 공격수들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편견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이런 편견을 깨부수는 것이 오만전 승리와 함께 홍명보호 공격수들이 반드시 풀어야만 하는 과제다.

올림픽 대표팀의 공격수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눈에 확 띄는 스타 선수들이 없다. 지동원(20, 선덜랜드)의 홍명보호 합류가 불발되자 이런 편견은 더욱 짙어졌다. 게다가 홍명보호 공격수들보다 오히려 양쪽 날개나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더 많은 골을 넣고 있다. 그렇기에 홍명보호 공격수들은 다른 포지션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공격수들에 대한 이런 편견에 동의하지 않았다. 올림픽대표팀 연령대에 활약하는 선수 중 최고의 공격수들을 선발했다고 자부했다. 홍 감독은 이들이 팬들의 인식에 생소한 선수들일 뿐 실력과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이들이 홍명보호 공격의 최선봉에서 한국의 런던행을 이끌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

이번 올림픽대표팀에 선발된 공격수는 4명. 배천석(21, 빗셀 고베), 김현성(22, 대구FC), 김민우(21, 사간도스), 백성동(20, 연세대학교)이다. 배천석은 지난 6월 오만과의 친선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홍명보호의 간판 골잡이가 됐다. 김현성은 올 시즌 대구에서 23경기에 나서 7골2도움이라는 좋은 활약을 하고 있고 김민우 역시 사간도스에서 꾸준한 기량을 보이고 있다. U-20 월드컵에서 활약한 백성동은 올림픽대표팀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13일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대표 소집 후 첫 번째 훈련을 하기 전 만난 홍명보 감독은 "지금 우리팀의 공격수들은 해외파 선수들을 빼고 컨디션이 가장 좋고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팬들의 시각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이름이라 무게감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 최고의 선수들이라 자신했다.

공격수들이 골을 많이 넣지 못했다는 지적에 홍 감독은 공격수들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올림픽 대표팀 컬러가 공격수들에게 골을 집중시키지 않는다. 공격수와 양쪽 날개, 그리고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콤비네이션 플레이로 인해 스트라이커가 아닌 다른 공격진들에게 기회가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홍 감독은 "공격수들이 골이 별로 없다. 실질적으로 스트라이커보다 양쪽 날개와 미드필더들이 득점을 많이 했다. 공격수들이 골을 넣으면 좋지만 그런 스타일보다는 콤비네이션 플레이를 원한다. 그래서 양 사이드와 미드필더에 찬스가 많이 난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대표팀은 골을 넣어 오만을 무너뜨려야 한다. 그리고 공격진이 골을 많이 넣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편견 역시 무너뜨려야 한다. 오만과 편견 앞에 선 홍명보호 공격수들. 그들의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첫 걸음이 이제 막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