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출신으로 전라남도 광양시의 광양제철고등학교(전남 드래곤즈 U-18팀)로 유학을 온 지동원(18)은 일찍부터 '축구 인재'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11일 태국 방콕에서 열렸던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청소년선수권대회 예선 마카오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총 4골을 기록하며 황금발을 과시했다.
청소년대표팀에서의 활약이 있었던 데는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2002년부터 시작한 우수선수 해외 유학프로그램의 영향이 컸다. 2007년 1년 동안 잉글랜드 레딩으로 유학을 다녀온 지동원은 새로운 축구에 눈을 떴고 향후 한국 축구를 이끌 재목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산하 프로구단 유소년클럽 중심으로 출범시킨 챌린지리그 남부리그에서 올 시즌 18경기에 출전해 17골을 터뜨리는 발군의 실력을 과시한 지동원에게 대학은 물론 프로팀의 러브콜이 쇄도했다. 전국고교선수권대회에서는 득점왕에도 올랐다.
초고교급으로 평가된 지동원을 애지중지 키운 전남 드래곤즈가 가만 둘 리 없었다. 2010 드래프트에서 김영욱, 황도연 등과 함께 우선지명권을 이용해 지동원을 미리 선점하며 전남의 미래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전남은 올 K리그에서 슈바가 팀이 기록한 50득점 중 3분의1에 가까운 16골을 터트린 것을 제외하면 득점 30위권 내에 단 한 명의 선수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프로와 비슷한 챌린지리그와 대표팀에서 실력을 기른 지동원의 등장은 전남에 단비와 같다.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과제가 있지만 엘리트코스를 차근차근 밟아온 지동원이 맹활약을 해준다면 여러 가지로 전남에 큰 도움이다.
지동원의 진가는 28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9 대교눈높이 전국 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 결승전 풍생고(성남 일화 U-18팀)와의 경기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U-17 월드컵 8강을 이끈 '광양의 루니' 이종호와 콤비를 이룬 지동원은 유연한 몸놀림으로 풍생고 수비진을 흔들었다. 0-1로 뒤지던 후반 9분 페널티킥에 가볍게 성공하며 동점골을 넣어 시동을 걸더니 2분 뒤인 11분에는 미드필드에서 연결된 패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빠져들어가 환상적인 침투로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후반종료를 앞두고 풍생고 수비수 한상현이 다시 동점골을 넣어 2-2 연장 승부가 돼도 지동원은 지치지 않았다. 왼쪽 측면을 홀로 30m나 드리블 돌파하며 모든 이의 눈을 홀렸다. 마치 지난 25일 전남이 성남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패한 형님들의 아픔을 대신 치유해주는 듯 지동원은 그라운드의 폭주기관차가 돼 뛰어다녔다.
연장 전반 13분 이종호의 골로 광양제철고가 다시 앞서갈 때도 지동원은 지능적인 움직임으로 수비수의 시선을 유도하는 등 보이지 않게 기여했다. 이후 영리하게 시간을 잘 소비한 광양제철고는 3-2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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