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1986년 멕시코월드컵을 시작으로 2010년 남아공월드컵까지 역사적인 7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허정무 감독과 태극전사들, 그리고 모든 한국 국민들이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월드컵 본선이라는 세계 최고의 축제에 초대됐다는 것에 자긍심을 느꼈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허정무호 앞에는 더욱더 어려운 역경과 힘든 여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 16강을 목표로 잡았다.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조별예선에서 최소 조 2위를 차지해야만 한다. 각 대륙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온 최강 국가들과의 만남이다. 어느 하나 만만한 팀이 없다. 그리고 특히나 강력한 대륙 '유럽'의 강호들을 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한국은 '항상' 조별예선에서 유럽의 2개팀과 만났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2-3패)와 불가리아(1-1무)를,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는 스페인(1-3패)과 벨기에(0-2패)를 만났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스페인(2-2무), 독일(2-3패)과의 만남을 가졌고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네덜란드(0-5패), 벨기에(1-1무)와 일전을 벌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폴란드(2-0승)와 포르투갈(1-0승)을 상대했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프랑스(1-1무), 스위스(0-2패)와 만났다.
그동안 6번의 월드컵 조별예선을 치른 한국은 2002년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유럽팀에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폴란드와 포르투갈을 꺾은 2002년이 한국이 유일하게 조별예선을 통과할 수 있었던 월드컵이었다. 유럽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유럽에 승리를 거둬야만 16강 진출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허정무 감독이 유럽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대비책을 '핵심 플랜'으로 세운 이유다. 8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만난 허정무 감독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조편성을 보면 항상 유럽팀이 2팀 들어 있었다.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유럽과 대등해야 하고 유럽을 넘을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유럽을 넘기 위해 허정무 감독이 강조하는 것이 체력, 투쟁력, 기술적 측면, 전술 등 4가지였다. 허정무 감독은 "체력이 박지성만큼은 아니더라도 박지성에 버금가도록 준비해야만 한다"며 유럽 선수들과 체력적 경쟁에 뒤처지지 않아야 함을 강조했다.
이어 허 감독은 "투쟁력 역시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하고, 기술적 측면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선수들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 마지막으로 전술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 충족된다면 당당히 유럽 강호들과 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유럽에 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월드컵 본선의 진리를 직시하고, 유럽팀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유럽의 강호와 평가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7일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은 "대표팀이 강팀과 경기할 수 있도록 협회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오는 11월 A매치 데이에 유럽에 나가 유럽의 수준 있는 팀과 평가전을 가질 것이다. 11월은 유럽예선의 플레이오프 기간이다. 각 조에서 1위로 통과한 국가를 교섭해서 2차례 정도의 평가전을 가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남아공으로 향할 시간이 1년이나 남았다. 유럽에 대비하려는 '2010 플랜'이 1년 후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1년 후 한국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럽의 거대한 벽을 넘을 수 있을까. 국민들의 열망이 쌓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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