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부산행2'? 부산은 나오지도 않는데..."
연상호 감독의 말처럼 '반도'는 '부산행'의 세계관을 잇는 속편이기는 하지만, '부산행'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색다른 비주얼과 스토리를 완성해냈다. '부산행' 속 KTX에서 벗어나 더욱 커진 스케일을 자랑하는 '반도'는 한층 진화한 좀비 액션으로 시선을 강탈한다.
'반도'(감독 연상호)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2016년 전 세계에서 흥행을 한 '부산행'의 세계관을 잇는 '반도'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이후 한국은 어떨까'라는 상상에서 기획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연상호 감독은 이성이 무너지고 야만성이 지배하는 세상에서의 삶과 휴머니즘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
실제로 '반도'를 관통하는 건 상식을 벗어나 진짜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인간성의 회복'이다. 그 중심에는 폐허의 땅에 미션을 안고 돌아온 생존자 정석(강동원 분)이 있다.
4년 전 전대미문의 재난이 발생했을 당시 군인이었던 정석은 누나 가족들과 함께 탈출을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정석은 민정(이정현 분)으로부터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지는 이를 거부한다. 또 탈출을 위해 탑승한 선박에서 좀비 감염자의 습격을 받게 되자 또 어쩔 수 없이 해당 선실의 문을 닫아버렸다. 모든 것이 생존자를 위한 상식적인 선택이었다.
이후 홍콩으로 간 정석은 바깥세상으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반도에 다시 들어가야 하는 제안을 받는다. 제한 시간 내에 어마어마한 달러가 들어있는 트럭을 확보해 반도를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 그렇게 매형(김도윤 분)과 함께 반도로 들어간 정석은 인간성을 상실한 631부대와 노화됐지만 더욱 거세진 대규모 좀비 무리로부터 습격을 받게 되지만, 준이(이레 분)를 비롯해 민정의 가족들에게 도움을 받아 탈출의 기회를 모색하게 된다.
'반도'는 이렇게 다시 돌아온 자, 살아남은 자, 미쳐 버린 자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리며 생존 액션을 펼쳐나간다. 오랜 시간 폐허의 땅에서 살아남으며 좀비의 특성을 간파한 생존자들은 총기류를 비롯한 여러 무기를 활용해 좀비와 정면으로 맞선다. 거침없이 총을 겨누고 돌진하는 생존 액션은 압도적인 스릴감을 선사한다.
특히 생존자와 좀비 떼가 서로 쫓고 쫓기는 대규모 카체이싱 액션은 '반도'의 백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려 20분에 걸쳐 펼쳐지는 카체이싱은 나이, 성별을 역전시키는 장치로도 활용되는 동시에 눈을 뗄 수 없는 박진감과 긴박감 넘치는 재미를 동시에 안겨준다.
정석 역의 강동원은 이 카체이싱 장면에 대해 "굉장히 좋았다. 한국에 없던 카체이싱 장면이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찍을 수 있구나' 싶어 놀라운 지점이 있었다. 그냥 '카체이싱구나'라고 쉽게 보실 수 있지만 한국에서 이렇게 해내는 건 힘든 일이다. 애니메이션적인 상상력이 들어간 것도 정말 좋았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많이 놀랐다"며 감탄했다.
카체이싱 뿐만 아니라 '숨바꼭질'이라 불리는 '좀비런'도 빼놓을 수 없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좀비 떼는 물론이고 631부대의 황 중사(김민재 분), 서 대위(구교환 분)와도 대적해야 하는 강동원의 총격 액션도 눈호강의 정점을 찍는다.
'반도'가 가지는 또 하나의 의미는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강인함과 진한 모성애를 보여주는 민정 역의 이정현과 어린 나이에도 좀비 떼를 쳐부수는 준이 역의 이레, 폐허가 된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천진난만함을 잃지 않는 유진 역의 이예원은 '반도'를 더욱 풍성하고 재미있게 만들어 준다. 준이의 마지막 대사 역시 깊은 여운을 남기며 '진짜 가족과 행복의 의미'를 되새긴다.
7월 15일 개봉. 러닝타임 115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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