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하정우가 감독 타이틀과 함께 '로비'로 돌아왔다. 하정우 특유의 말맛과 개성 강한 캐릭터의 매력이 잘 살아있는 '로비'다. 최근 영화에선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던 하정우가 '로비'로는 제대로 한 방을 날릴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25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로비'(감독 하정우)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하정우, 김의성, 강해림, 이동휘, 박병은, 강말금, 최시원, 차주영, 곽선영이 참석했다. 감독 겸 배우 하정우는 급성 충수돌기염 소견으로 응급 수술로 인해 불참했다.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다.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5) 이후 10여 년 만에 만들어진 하정우의 세 번째 연출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정우부터 김의성, 강해림, 이동휘, 박병은, 강말금, 최시원, 차주영, 박해수, 곽선영까지 가장 핫한 배우들의 조합으로 시선을 끈다. 가장 인상적인 건 하정우 특유의 말맛을 살린 티키타카다. 무겁지도 우스꽝스럽지도 않고 선을 잘 탄다. 분명 비호감 캐릭터가 가득한데, 큰 부담없이 편안하게 극을 즐길 수 있다. 모든 캐릭터의 노선이 명확하다는 점도 극에 쉽게 빠져들게 되는 강점으로 여겨진다.
이날 김의성은 "하정우 감독이 오늘 아침 응급 수술로 시사회에 나오지 못하게 됐다. 대신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 하정우 감독도 죄송하다고 전해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심각한 것이 아니니까 화기애애하게, 즐거운 분위기에서 간담회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라며 "저는 영화를 두 번째 보는데 첫 번째보다 더 재미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박병은 역시 "하정우 감독님이 같이 자리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아침에 급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라며 "아침에 문자를 주고받았는데 너무 아쉬워하더라"라고 말했다. 또 "그래도 자리를 하고 싶어서 담당 선생님에게 말씀드렸는데 움직이면 위험하다고 해서 자리를 못 했다.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최 실장 역을 맡은 김의성은 "젠틀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보이게 하려고 했는데, 결과물이 너무 이상해서 깜짝 놀랐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전작의 비호감을 뛰어넘을 정도의 비호감이 나올 거라곤 생각 못 했다"라며 "평소에 내가 젠틀하다고 생각하는데 저 따위로 보이지 않을까 위기감과 경계심이 들었다"라고 고백했다.
또 그는 "영화 전체로 봐서는 이 인물이 그렇게 보일수록 진프로(강해림 분)의 청순함과 반듯함이 더 돋보일 수 있고, 하정우가 연기한 윤 대표의 선택도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가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역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로비' 관계자는 "감독님은 의도한대로 잘 나왔다고 하더라"라고 첨언했다.
"하정우 감독에게 특별한 디렉션은 받지 않았다"는 김의성은 "제가 제대로 하는지 걱정할 때마다 '이 역할과 잘 맞는 사람이니까 아무 걱정없이 마음껏 하라'고 용기를 줬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하정우 감독은 선이 굵은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디테일도 중요하지만 어떤 톤으로 흘러가야 하는지 확고한 생각으로 설계하는 것 같아서 좋은 감독이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배우 하정우는 너무 좋은 연기를 하는, 존경할 만한 배우다"라고 극찬했다.

박병은은 "윤 대표와 나라의 4조짜리 큰 사업을 따내기 위해 로비를 벌이고 대립하는 인물이다"라며 "저는 하정우 감독과 대학 시절부터 선후배라 25년 넘게 꾸준히 봐왔다. 그런 친했던 관계성으로 작품 속 관계성을 만드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중앙대 1년 선배인데 충수돌기염도 제가 선배다. 잘 쾌유하길 바란다"라고 바랐다.
이어 박병은은 하정우에 대해 "배우로서 많은 작품을 해서 배우에 대한 이해도나 집중력이 높다. 배우들이 미세한 떨림이나 불편함, 감정이 잘 안 잡히는 걸 귀신같이 캐치해서 고민을 들어준다"라며 "또 빨리 빨리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해 감탄했다. 시간이 아까우니까 빨리 정리하고 다른 것을 찍거나 하는 것도 많았다"라고 회상했다.
또 그는 "장례식장에서 슬픈 장면을 찍고 컷하고 모니터 앞에서 그 감정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 인상깊었다"라며 "감독, 배우로서 존경스럽고 좋아하는 동료이자 후배이다"라고 하정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동휘는 "눈 앞에서 감독님이 제가 하고 있는 연기를 뚫어져라 보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거기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라며 "카메라 뒤에서 연기를 할 때는 하정우 감독으로 계시니까 감시와 감독이 동시에 이뤄져서 고충이라면 고충이었다. 적응 후에는 편하게 할 수 있었다"라고 '로비'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전했다.
장관 역을 맡은 강말금은 "저의 삶과 동떨어져 있는 부분을 모든 분들이 힘을 맞춰서 보여주려고 해주셨다"라며 "저는 골프가 처음이고, 외모적으로도 머리 자르고 염색도 했다. 저는 화면 속 제 모습이 좋다. 변신을 위해 모두 노력해주셨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톱배우로 외형부터 파격 변신한 최시원은 "호랑이의 모습을 하고서 사슴의 여리여리한 마음을 표현하려 중점을 뒀다"라며 "감독님께서 잘 이끌어주셔서 표현을 잘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정우 형과 겹치는 신이 없어서 가장 아쉬웠다. 감독님이 배우 입장도 잘 알고 갑작스럽게 변화하는 것에서의 유연성을 키워주셨다"라고 하정우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또 함께 호흡한 차주영에 대해선 "잘 흡수하고 표현도 잘하신다. 같이 연기했던 시간이 너무 감사하고 좋았다"라며 "또 기회가 된다면 차주영 배우와 호흡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차주영 역시 "같이 연기할 수 있어서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현장에서 만든 것도 많았다. 감독님과 최시원 배우남이 아이디어가 넘쳐나서 그걸 현장에서 무리없이 소화하기 힘들 정도였다"라며 "너무 즐겁고 신나는 아이디어가 많았다. 주변에서 밸런스를 잘 잡아주셨다. 재미있게, 즐기면서 연기할 수 있게 판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또 한번 연기해보고 싶다"라고 화답했다.
"조심스럽게 천만 예상한다"라고 농담을 전한 김의성은 "처음 영화를 봤을 때 이상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시 보는데 강해림, 하정우 배우가 마지막에 걸어가는 장면에서 마음이 확 움직였다. 이 영화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깊숙히 와닿았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실없이, 재미있는 말맛을 즐기다가 '우리 삶에서 놓치면 안 되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마음 속에 가지고 극장을 나서면 저희는 너무 행복할 것 같다"라는 바람을 덧붙였다.
'로비'는 4월 2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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