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37점 12리바운드로 펄펄 난 라건아도 패배를 막기에는 힘들었다.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인데 해야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
한국은 30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겔로랑 붕 카르노 이스토라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4강 이란과 경기에서 68-80으로 졌다.
라건아가 그야말로 눈물 겨운 경기를 펼쳤다. 37점 12리바운드 1어시스트 2블록으로 팀 득점의 절반 이상으로 홀로 책임졌다. 허재 감독은 득점 확률이 가장 높은 라건아에게 볼을 투입, 득점을 안정적으로 뽑아내겠다는 전략이었다. 결과적으로 득점만 놓고 보면 이러한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라건아는 하메드 하다디라는 거물을 상대로 최선을 다했다. 하다디의 스피드가 아무리 느려졌다 하더라도 기술만큼은 여전히 아시아 최정상급이다. 그런 하다디를 상대로 37점을 뽑아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라건아의 슛은 페인트존은 물론 3점슛 부근의 다소 먼 거리에서도 정확한 포물선을 그렸다. 후반 팀이 크게 뒤지자 다소 쫓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팀의 중심축으로서는 더할 나위없는 활약을 했다.
그러나 이게 오히려 독이 됐다. 라건아는 제몫을 했지만 파생되는 상황에서의 공격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라건아 홀로 해야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 라건아와 김선형을 제외하면 한국은 어딘가 모르게 뻑뻑했다. 이란의 조직력이 너무나도 뛰었났지만 이를 제대로 파훼하지 못한 전술적인 아쉬움이 컸다.
라건아가 묶이다 보니 선수들 전체가 발이 무거워졌다. 한국은 이란 수비진들에게 계속 묶이면서 제대로 된 득점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발이 묶이다보니 장기인 3점슛도 성공률이 저조했다. 시도 자체가 적어졌다. 14개를 던져 4개를 성공하는데 그쳤다. 이란의 5개(19개 시도) 성공에도 못 미치는 숫자였다.
이러다보니 라건아의 부담이 더욱 커졌다. 페인트존 바깥까지 나와 열심히 스크린을 걸어줬지만 이란 수비진이 길목을 차단했다. 하다디가 버틴 골밑에서 승부를 걸었지만 다른 선수들이 이란의 강력한 수비에 묶이면서 지원도 미미했다.
물론 허재호로서는 본질적인 아쉬움도 있다. 이종현이 아킬레스건 부상 여파가 있고 오세근도 수술대에 올랐다. 김종규도 무릎이 온전치 못해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센터 자원이 근본적으로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이들은 지난 4년 전 인천 대회에서 하다디를 막은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이 있었다면 이번 판 자체가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있는 자원들이 제대로 터지지 않은 점 그리고 있는 자원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이날 경기서 허훈과 박찬희, 김준일, 강상재는 아예 뛸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결국 라건아가 40분을 홀로 뛰었다. 눈부신 개인 성과도 썼지만 팀의 영광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날 경기 종료 직전 최준용은 눈물을 흘렸다. 분함에 손까지 부들부들 떠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분명 최선을 다했지만, 경기 도중 선수들이 져야할 부담이 너무나 컸다. 그 부담이 그대로 패배로 연결됐다. 한국의 2연속 금메달 도전 또한 물거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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