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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기 뺀 기성용, 15분 미팅에서 무슨 말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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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자고 이야기" 하나의 목표 위해 응집력 강조한 듯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축구대표팀 주장 기성용(29, 스완지시티)은 지난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에서 1-3으로 패한 뒤 선수단 전체의 집중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화가 났던 기성용의 얼굴은 좀처럼 펴지지 않았다. 3일 오스트리아 레오강으로 출국하는 인천공항 인터뷰에서도 "많은 팬이 월드컵을 기대하지 않고 있는 것을 안다. 그래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조금 더 간절함을 갖고 경기장에 나서겠다"며 담담한 마음을 전했다.

기성용의 고민이 깊어진 것은 당연했다. 전술적으로는 기성용이 핵이나 다름없다. 보스니아전에서는 포어 리베로 역할을 했다. 플랫3의 수비의 스위퍼였지만, 원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 역할까지 소화했다.

기성용이 빠진 중앙 미드필더는 상상하기 어렵다. 그를 대체하는 자원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시원한 택배 패스 등은 쉽게 나오기 힘들다.

무엇보다 경험이다. 단짝 이청용(30, 크리스탈 팰리스)이 23인 명단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홀로 선수단을 이끌게 됐다. 기성용만 2010 남아공, 2014 브라질월드컵을 경험했다. 의존도가 커지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신태용(48) 감독이 기성용에게 희생의 짐을 떠민 셈이다.

4일 오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레오강 슈테베르크 슈타디온에서 열린 첫 훈련에서도 기성용은 웃음기가 없었다. 러닝에서도 세부 훈련에서도 기성용은 조용히 훈련에만 열을 올렸다.

선수들이 족구로 웃음을 터뜨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도 기성용은 '관찰자'가 됐다. 나홀로 터치라인으로 빠져 다리에 밴드를 대고 하체 강화 및 균형 잡기에 집중하면서도 선수들이 어떻게 훈련에 집중하고 있는지 주의 깊게 살폈다.

훈련이 끝나고 신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이 빠진 뒤 선수들만 모인 자리에서 기성용의 진가가 나왔다. 기성용은 선수들에게 무엇인가 집중해 이야기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 직전 오스트리아 캠프에서 탈락했던 구자철(29, 아우크스부르크)도 일장 연설을 하는 모습이었다.

선수들끼리 대화는 생각보다 길었다. 15분을 넘겼다. 앞선 두 번의 월드컵에서 선수들끼리 미팅이 10분을 넘긴 일은 없었다. 그만큼 위기의식을 아는 기성용의 생각이 담긴 장면이었다.

미팅이 끝난 뒤 기성용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에 대해 취재진이 묻자 모든 것을 말하기는 어렵다며 "잘하자고 이야기했는데, 여기서 밖에 말할 수도 없고…"라며 말을 아꼈다. 선수단 분위기를 확실하게 잡고 러시아로 가겠다는 기성용의 의지가 보인 미팅이었다.

조이뉴스24 레오강(오스트리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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