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라이언킹' 이동국(38)이 전북 현대에서 10년째 뛰게 됐다. 포항의 아들에서 녹색 전사로 완벽하게 도장을 찍은 셈이다.
전북은 23일 이동국과 1년 재계약에 합의했다. 연봉 등 세부조건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양측이 만족스러운 조건이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 전북과 인연을 맺은 이동국은 내년까지 10년간 전북에서 뛴다.
한국 나이로 내년이면 불혹인 마흔이지만 이동국은 여전히 펄펄 날고 있다. 무엇보다 골키퍼라는 특수 포지션이 아닌 공격수가 마흔에도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다.
올해 이동국이 세운 기록은 눈부시다. 통산 469경기에서 202골 71도움을 기록했다. 전북에서만 282경기 138골 42도움이다. 프로 인생의 절반을 전북과 함께하며 기록 제조기가 됐다. 그가 넣는 골이 곧 K리그의 역사다. 도움을 합산한 공격포인트도 마찬가지다.
1998년 포항 스틸러스를 통해 데뷔해 2000~2001 시즌 독일 베르더 브레멘 이적, 2003~2005년 광주 상무로 군복무를 한 뒤 2005년 포항으로 복귀해 2006년까지 뛰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 진출, 이후 아픔을 맛보며 2008년 성남 일화로 돌아와 역시 방출 신세를 겪었던 이동국이라는 점에서 더 극적이다. '누더기'가 된 이동국을 최강희 전북 감독이 구해주면서 부활에 성공한 이야기는 축구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지난달 조이뉴스24와의 창간 13주년 인터뷰에서 "우리 문화는 노장들에게 알아서 나가달라고 압박한다. 실력을 유지하고 있으면 그에 합당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이동국이 그렇다"며 나이를 먹었어도 계속 뛰는 것에 찬성한 바 있다.
이동국도 구단을 통해 "나이가 아닌 내가 가진 기량과 선수로서의 가치를 인정해 준 구단에 감사하다. 내년에도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며 제대로 뛸 것을 강조했다.
올해 전북은 이동국의 기록을 확실하게 마케팅으로 활용했다. 70(골)-70(도움) 클럽부터 통산 200골에 9년 연속 두 자릿수 골 기록 등 모든 기록을 만들었다. 우승이 결정되던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36라운드에서 골을 넣으며 200골을 달성했고 수원 삼성과의 최종전에서 10호골을 넣으며 9년 연속 두 자릿수 골을 완성하는 등 확실한 이야기를 제조했다.
"이제 세울 기록이 있기는 한가"라며 의문문을 남긴 이동국이지만 내년에도 뛰기로 한 이상 깰 기록은 있다.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코치가 보유한 39세5개월27일의 최고령 득점 기록을 깨야 한다. 2011년 7월 9일 대전 시티즌전에 골을 넣으며 최고령 득점 주인공이 됐다.
또, 김 코치가 세운 필드 플레이어 최다 출전 기록인 501경기도 있다. 38라운드를 다 뛰지 못해도 33경기만 나서면 대기록이 완성된다. 골키퍼까지 넓히면 김병지의 706경기로 갈 길이 멀지만, 생명력이 짧은 필드플레이어 기록을 새로 쓰는 것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10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도 있다. 에두가 은퇴하며 팀을 떠나 김신욱과 내년 전북의 공격을 책임져야 한다. 또, 전북 역사상 최초로 K리그, FA컵,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3관왕도 노린다. 도전 과제가 차고 넘치는 이동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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