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신태용호'가 이번에는 유럽 공포증 탈출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세르비아와 만난다. 지난 10일 콜롬비아전 2-1 승리로 투혼의 힘을 보여줬던 한국은 세르비아를 상대로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데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8위 세르비아는 62위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1승 1패로 팽팽하다. 지난 2009년 11월 18일 영국 런던에서 친선경기로 처음 만났다. 당시 세르비아는 203㎝ 장신 니콜라 지기치의 결승골로 1-0으로 한국에게 이겼다. 그러나 2011년 6월 3일 서울에서 다시 만났을때는 한국이 웃었다. 세르비아는 박주영(FC서울)과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에게 연속 실점하면서 1-2로 패했다.
세르비아는 지난 10일 광저우에서 열린 중국과 맞대결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두며 만만치 않은 실력을 자랑했다. 알렉산다르 콜라로프(AS로마) 두산 타디치(사우스햄턴) 필립 코스티치(함부르크SV) 두스코 토시치(베식타스) 등이 중국전이 끝나고 소속팀으로 복귀했지만, 첼시에서 오래 뛰었던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공수의 핵이 건재하다.
미트로비치는 189㎝의 장신 공격수다. 한국 수비진 입장에서는 신장이 다소 낮아 수월하게 수비했던 콜롬비아 공격진과 비교해 세르비아를 상대로는 힘 싸움을 벌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신 감독은 지난 13일 세르비아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벅찬 상대로 볼 수 있다. 피지컬이 좋고 선수 개개인이 유럽에서 좋은 경기를 한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힘과 높이가 좋은 유럽, 그중에서도 동·북유럽 팀들은 한국에게는 상당히 힘겨운 상대다. 역대 전적만 봐도 그렇다. 세르비아와는 팽팽하지만 스웨덴(2무 2패) 노르웨이(1승 1무 2패) 덴마크(1무 1패) 체코(1승 3무 2패) 등 그야말로 '유럽 공포증'이라고 표현해도 어색함이 없다.
세르비아는 중국전에서 힘 싸움에서 우위였다. 중국은 득달같이 달려들어 볼을 뺏으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중국이 역습으로 나섰어도 수비에 막히거나 정확도가 떨어지는 등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뛰는 축구로 콜롬비아전에서 효과를 본 한국은 세르비아의 힘에 맞선 조직력을 보여줘야 한다. 중국의 실점 장면 모두 대인방어에서 밀렸다. 측면에서 연결되는 가로지르기를 놓치는 등 부족한 부분이 분명했다.
반대로 중국의 기동력에 세르비아도 흔들렸다. 수차례 수비 사이로 침투 패스가 연결됐다. 최전방 공격수가 다소 느리게 움직여 패스가 잘렸을 뿐, 패스 자체는 날카로웠다. 아크 부근에서 느리게 수비 전환하는 세르비아 수비진의 특징을 확인하고 빠른 타이밍을 앞세워 중거리 슈팅도 시도했다. 빠른 속도를 앞세워 시도하고 볼 일이라는 것을 중국이 미리 알려준 셈이다.
같은 날 친선경기를 했던 한국은 국내 이동으로 시간을 번 반면 세르비아는 일부 선수를 빼면서도 장거리 이동으로 울산에 왔다. 표면적으로는 한국이 좀 더 낫지만, 조직력은 세르비아가 더 우세해 보인다. 손흥민과 이근호 투톱의 스피드로 재미를 봤던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유럽, 특히 동유럽 선수들에게 약하다"며 "피지컬에서 밀리는 약점이 있다. 어떻게 끼워 맞출지 고민 중이다. 힘이 좋으면 민첩성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상대하면 도움이 되리라 본다"고 했다. 그는 또한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 가능한 팀들을 가정하고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도 마찬가지다. 그는 "피곤한 것이 사실이지만 대표팀에 와서 소속팀처럼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표팀과 소속팀 모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모든 선수가 열정적으로 경기에 나선다. 체력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다"며 의연하게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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