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12월 결혼을 앞둔 김보경(전북 현대)이 '약속의 땅' 천안에서 비상에 성공했다.
김보경은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캐나다와의 평가전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대표팀에서 최근 주로 교체 출전을 했던 김보경은 이날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의 플랜B에 선수 기용에 따라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패싱력과 공간 침투 능력이 좋은 김보경은 다소 헐거운 캐나다의 압박을 움직임으로 뚫어내며 자기 역할을 하는데 집중했다.
한국은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터뜨렸는데 주인공이 김보경이었다. 전반 10분 이정협이 왼쪽 측면에서 낮게 패스한 것을 남태희가 받아 수비 사이로 패스를 했다. 김보경이 흐르는 볼을 잡아 그대로 왼발로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힘 들이지 않고 캐나다 골키퍼의 움직임을 보며 바깥 발로 슈팅해 얻은 골이었다.
공교롭게도 김보경의 이날 골은 2013년 10월 15일, 역시 천안에서 열린 말리와의 친선경기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천안과 인연이 깊은 김보경이다. 골을 넣은 후 김보경은 농구 드리블을 한 뒤 슛을 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의미를 정확하게 알기는 어려웠지만 12월 결혼을 하는 예비 신부에게 보내는 세리머니인 것으로 보인다.
김보경이 위치한 공격형 미드필더는 그동안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거의 독점적으로 선발로 나섰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구자철-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또는 기성용(스완지시티)까지 전진 배치되는 등 김보경이 설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그러나 이날 김보경은 골은 물론 볼배급에서도 좋은 능력을 보여주며 경쟁력이 충분히 있음을 보여줬다. 김보경은 날카로운 패스로 캐나다의 느린 수비에 균열을 일으켰다. 때로는 이정협이나 남태희가 연결한 패스를 지체없이 슈팅하는 등 공격력을 과시했다. 김보경의 활약 덕에 한국은 캐나다를 2-0으로 꺾을 수 있었다.
김보경은 카디프시티(잉글랜드)에서 뛰는 등 유럽 경험이 풍부하다. 영국의 취업비자 강화 정책으로 새로운 팀을 찾는 과정이 어려워지면서 일본을 거쳐 올해 전북 현대로 입단했다. 현재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과 견줘도 경쟁력이 있음을 이날 확실하게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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