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제 옆에는 김경문 감독님이 계신다."
화려한 언변을 기대한다는 사회자의 말에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내놓은 답변이다.
프로야구 사령탑 중 '빅마우스'로 꼽히는 김태형 감독이 스승 앞에서 화술을 봉인했다. 대선배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옆에 있었기 때문.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김태형 감독은 "옆에 김경문 감독이 계신다"며 "그런 건(화려한 언변) 기대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김태형 감독은 예전부터 마이크에 강했다"며 "솔직하게 얘기하는 성격이다.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말수가 적어지리라 생각한다"고 대선배로서 묵직한 한마디를 남겼다.
지난해부터 두산을 이끌고 있는 김태형 감독은 개막전, 포스트시즌 등 각종 미디어데이에서 재치있는 입담으로 좌중을 웃겼다. 팬들은 이번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도 김태형 감독의 화술을 기대했지만, 상대팀이 NC라는 점을 간과했다.
김태형 감독은 확실히 평소보다 말을 아꼈다. 각종 질문에 조심스러운 답변이 이어졌다. 서로의 장점과 자신의 자랑을 부탁한다는 질문에 김태형 감독은 "(김경문 감독) 장점만 말하겠다"며 "겸손하시고 많이 참으시고, 선수를 잘 믿어주시는 것이다. 나도 배우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 역시 평소처럼 진지한 모습. 김경문 감독은 "김태형 감독은 사람을 잘 아우른다. 유머도 많고 여러가지 재능이 많다"며 "선배로 그걸 배우려고 노력한다"고 '재밌는 입담' 재능을 비롯해 후배 감독을 칭찬했다.
하지만 낭중지추였다. 김태형 감독의 입담은 숨길래야 숨길 수 없었다.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각오를 5글자로 말해달라는 질문에 김태형 감독은 "질문이상해"라고 답변해 폭소탄을 터뜨렸다. 김경문 감독은 "꼭이길게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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