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국시리즈에서는 3선발로 안된다. 4선발을 쓸 것이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한국시리즈 선발진 운용 계획을 설명했다. 3선발 체제로 치렀던 플레이오프와는 달리 한국시리즈는 4명의 선발 투수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NC는 해커-스튜어트-장현식-해커 순서로 선발 마운드에 올렸다. 1차전 선발이었던 해커가 3일을 쉰 뒤 4차전 마운드에도 올라 잘 던져준 덕분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한국시리즈 상대 두산은 '판타스틱 4'라 불리는 막강 선발진을 보유한 팀이다. 올 시즌 22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한 니퍼트를 시작으로 보우덴(18승), 장원준, 유희관(이상 15승) 등 15승이상 투수만 4명이다. 이는 KBO리그 35년 역사상 처음 나온 기록. 선발진 4명이 거둔 승수만 70승에 이른다.
불펜은 NC가 우위라는 평가지만, 선발에서 밀려버리면 불펜의 우위를 살릴 수 없다. 이재학이 승부조작 의혹으로 전열을 이탈한 가운데 두산과 어느 정도 대등한 선발 싸움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얼굴이 필요한 NC다.
김경문 감독의 말에 답이 숨어 있다. 김 감독은 "4선발을 쓸 것"이라며 "장현식이 회복할 지 모르겠지만, 또 새로운 카드를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3차전에 선발로 나섰다가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1이닝 5볼넷 1실점으로 부진했던 장현식의 구위를 체크하면서 새로운 선발 카드도 준비하겠다는 뜻.
지난 20일 열렸던 플레이오프의 미디어데이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김 감독이 구상하는 선발 후보들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김 감독은 이재학의 공백을 메울 계획으로 "젊은 투수들 가운데 좋은 투수들이 많이 나왔다"며 "장현식, 배재환, 구창모가 앞으로 충분히 우리팀 기둥이 될 자질을 갖고 있다. 그 중 컨디션 좋은 선수를 기용할 것"이라 말했다.
김 감독이 언급한 젊은 투수는 총 3명. 그 중 장현식 카드는 이미 플레이오프에서 한 차례 사용했다. 새로운 카드는 장현식을 제외한 구창모나 배재환 둘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중에서도 구창모의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배재환은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반면 구창모는 1차전 0-2로 뒤지던 8회초 등판해 1이닝 동안 볼넷 1개만을 내주며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NC의 3-2 역전 끝내기 승리의 발판이 된 호투였다.
NC의 확실한 선발 투수는 해커와 스튜어트 2명 뿐이다. 4선발 체제를 위해서는 선발 2명이 더 필요하다. 따라서 장현식이 한 차례 더 기회를 얻을 수도, 배재환이 깜짝 등판할 수도 있다. 플레이오프 들어 원래 보직인 불펜으로 돌아선 최금강도 선발 후보 중 한 명이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29일 열린다. 아직 고민할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 과연 김경문 감독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누가 되든 가을야구를 통해 값진 경험을 쌓게 될 젊은 투수 또 한 명이 탄생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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