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일본 프로야구의 오타니 쇼헤이(22, 니혼햄 파이터즈)가 만화같은 성적을 냈다.
오타니는 지난 28일 일본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의 세이부돔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즈와 원정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9이닝 1피안타 1볼넷 15탈삼진 무실점 완봉 역투를 펼쳤다. 니혼햄은 오타니를 앞세워 세이부를 1-0으로 꺾고 퍼시픽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완봉승으로 오타니는 시즌 10승(4패)째를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1.86. 투수로서 리그 최상위권 성적을 남긴 오타니는 올 시즌 타자로서도 타율 3할2푼2리 22홈런 67타점을 기록 중이다. 투타를 겸업하며 올린 10승-20홈런은 일본 프로야구 최초의 기록으로 전세계 야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일본에서 오타니의 앞에는 보통 '이도류'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도류는 2개의 검을 사용하는 검술의 이름.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오타니를 설명하는 적절한 비유라고 할 수 있다.
오타니는 프로 데뷔 첫 시즌이던 2013년부터 투타를 겸업해왔다. 2014년에는 일본 프로야구 최초로 10홈런과 10승을 동시에 달성하며 투타 동시 성공의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당시만 해도 우려가 더 컸다. 투수 쪽에 집중을 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2014년 자신의 기록을 뛰어넘어 20홈런-10승을 달성하며 투타 모두 리그 최고 수준의 활약을 펼쳤다. 타자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한 것이 예년과 달라진 점.
20홈런과 함께 100안타(104개) 고지도 밟은 오타니는 역대 4번째 10승-100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10승-10홈런-100안타', 그리고 '10승-20홈런'은 일본은 물론 메이저리그에도 없는 최초의 기록이다.
투수로서도 명불허전이었다. 우승을 확정지은 이날 세이부전에서 오타니는 최고 시속 159㎞의 빠른공에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단 1안타 내주고 완봉승을 따냈다. 일본 스포츠닛폰에 따르면, 오타니는 "우승을 결정짓는 장면에서 마지막까지 던질 수 있었던 것은 성장할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이라며 만족해 했다.
오타니의 리그 MVP 수상 가능성도 높아졌다.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들은 10승-20홈런을 동시에 달성한 오타니를 가장 유력한 MVP 후보로 꼽고 있다.
오타니의 경쟁자는 모두 니혼햄 동료들이다. 퍼시픽리그 타점 1위(110개) 나카타 쇼, 홈런 1위(39개) 브랜든 레어드, 팀 내 최다승(11승)에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채운 아리하라 고헤이 등이 오타니와 MVP를 다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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