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LG 트윈스 외야수 이형종은 사연이 많은 선수다. 많은 기대를 받고 투수로 LG 유니폼을 입었으나 결과가 시원치 않았다.
이런 이유로 방황도 했다. 야구를 그만두고 골프선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으나 결국 그라운드로 다시 돌아왔다. 마운드에 더 이상 오르지는 않지만 야수로 그리고 타자로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이형종은 주전 멤버가 아닌 백업으로 주로 나오고 있다. 한정된 기회지만 제법 배트를 돌리는 재주를 인정받고 있다. 올 시즌에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 전까지 48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리(93타수 28안타) 1홈런 9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형종은 올 시즌 유독 롯데전에서 더 잘 쳤다. 전날(10일)까지 롯데를 상대로 5경기에 나와 타율 7할5푼(12타수 9안타)에 4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은 없었지만 2루타와 3루타도 각각 2개씩 쳤다.
그는 11일 롯데전에 우익수 겸 2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롯데 마운드는 이형종을 중반까지 잘 막았다. 이형종은 첫 번째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두 번째와 세 번째 타석에서도 각각 포수 파울플라이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네 번째 타석에서 볼넷 하나를 골라 출루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안타가 없던 이형종에게 기회를 계속 줬다. 그는 7회말 기다리던 안타를 쳤다. 롯데 6번째 투수 이정민을 상대로 2루타를 쳤다.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었다. 결정적인 장면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형종은 8-8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던 8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맞은 여섯 번째 타석에서 제대로 한 건 해냈다. 이형종은 롯데 셋업맨 윤길현이 던진 3구째를 잡아당겨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2타점 적시타로 LG가 10-8로 롯데에게 다시 앞섰다. 기세가 오른 LG는 다음 타자 정성훈이 2타점 2루타를 보태 롯데 추격의지를 꺾었다,
LG는 이형종의 2타점 결승타에 힘입어 12-8로 롯데에게 이겼다. '가을야구' 진출을 위한 귀중한 승수를 보탠 것이다. 이형종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롯데전이 끝난 뒤 "앞선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해 교체가 될 줄 알았다"며 "그래도 타석에 설 수 있게 기회를 준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한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팀이 가을야구에 꼭 진출할 수 있도록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힘을 보태겠다"고 힘줘 말했다.
양상문 감독은 "양 팀 모두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다"며 "리드하고 있던 경기를 따라잡혀 동점이 됐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힘을 냈다. 좋은 타격을 앞세워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총평했다. 또한 그는 "팬들의 응원에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 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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