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양석환(25, LG 트윈스)의 숨은 파워가 한껏 빛을 발했다.
양석환은 2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1루수 겸 7번타자로 선발출전, 경기 후반 극적인 홈런을 연속해서 때려내며 이날 경기의 수훈선수로 우뚝 자리매김했다. 이날 기록은 4타수 2안타 3타점.
양석환의 힘은 6회초 먼저 발휘됐다. 2-2 동점이던 6회초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장원준과 맞섰다.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137㎞ 슬라이더가 바깥쪽 다소 높게 형성되자 지체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배트 중심에 정통으로 맞은 타구는 미사일처럼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이 됐다. 장원준의 실투를 놓치지 않는 센스가 돋보였다. 방망이에 공이 맞는 순간 장원준이 허리를 숙이며 아쉬워할 만큼 큰 타구였다.
다음 타석에선 더욱 극적인 홈런이 나왔다. LG가 4-5로 뒤진 9회초. 선두타자로 양석환이 방망이를 잡았다. 마운드 위의 투수는 이날 1군에 합류한 두산 마무리 이현승. 양석환의 부담이 커졌다.
그러나 양석환은 겁없는 패기로 맞섰다. 이현승의 초구가 바깥쪽으로 평범하게 들어오자 이번에도 기다렸다는 듯이 배트를 휘둘러 좌월 동점포를 만들었다.
이 한 방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LG는 연장 10회초 1사 1,3루에서 채은성의 내야땅볼로 결승점을 뽑아 6-5 극적인 재역전승을 품에 안았다.
이날 양석환의 연타석홈런은 자신의 데뷔 첫 기록.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홈런수가 2개에 불과했지만 단숨에 2배로 불어나는 성과도 거뒀다.
시즌 중반까지 끝모를 침체에 빠졌던 LG는 삼복더위를 보내면서 몰라보게 팀이 바뀌었다. 흔들리던 선발과 불펜 등 투수진이 힘을 내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한껏 높아졌다. 여기에 이날 양석환의 활약에서 알 수 있듯 타선도 적시에 점수를 내는 모습이 잦아지면서 점점 다크호스의 면모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양석환은 "홈런을 2개 쳐서 두배로 기분 좋다. 내일이 아버님 생신인데 뜻깊은 선물을 드린 것 같아 더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후반기 마음을 편히 내려놓고 타석에 임하고 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늘 큰 사랑을 주시는 팬들께 감사드리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양상문 LG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수훈을 세웠지만 특히 양석환의 홈런 두 방이 나와서 이길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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