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6 리우 올림픽 기간 메달 획득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한국 선수단에 기분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출신 유승민(34) 삼성생명 코치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되는 기쁨을 누렸다.
유승민은 19일(한국시간) IOC가 발표한 선수위원 투표 결과 1천544표를 얻어 전체 23명의 후보 중 2위에 올랐다. 1만1천245명의 올림픽 참가 선수 중 5천815명이 1인당 4표씩 행사한 선거에서 깜짝 당선된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에 처음 당선된 문대성(40) 전 태권도 국가대표에 이어 두 번째 선수위원을 배출했다. 문 위원이 리우 올림픽을 끝으로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IOC의 정책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승민의 당선으로 한국의 국제 스포츠 외교의 끈도 이어졌다.
대한체육회는 유승민 외에 역도의 장미란(33)과 사격의 진종오(37, KT)를 놓고 고심 끝에 유승민을 후보자로 선정했다. 인지도가 다소 부족했지만, 영어에 능통하고 네 번의 올림픽 참가 등 경력을 믿고 한국 대표로 내세웠다. 유승민도 특별한 지원을 받지 못했지만, 바닥에서부터 자신을 적극 홍보하며 대업을 이루어냈다.
유승민의 당선은 선수위원 꿈을 품고 있는 '피겨 여왕' 김연아(26)에게는 유탄이 떨어진 격이다. IOC는 한 국가당 1명의 선수위원만을 인정한다. 유승민의 임기는 8년으로 오는 2024년까지 활동한다.
선수위원은 하계 종목 8명, 동계 종목 4명으로 구성된다. 하계 종목 위원 절반이 물갈이됐고 이들에게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이상 유승민 위원의 임기 수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선수위원이 꿈인 김연아는 도전 기회를 얻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연아는 2014 소치 동계 올림픽까지 소화해 2018 평창 대회에서 선수위원 입후보 자격이 있지만, 유승민의 당선으로 인해 자신의 꿈에 다가설 기회가 일단은 사라졌다.
만약 김연아가 평창 대회에 선수로 컴백을 한다고 해도 2022 베이징 대회에서 기회를 얻지만, 유승민이 계속 임기를 이어가기 때문에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선수위원 출마를 하려면 전 대회까지 선수로 올림픽에 나서야 한다. 김연아는 소치 올림픽에서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에 평창 대회 때밖에 기회가 없다.
물론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IOC 위원장의 직권 지명이 있다. 선수위원은 총 15 중 3명이 위원장의 쿼터로 배정된다. 세계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선수라고 인정이 되면 선거 없이도 선수위원이 될 수 있다. 중국의 쇼트트랙 스타 양양이 대표적인 경우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국제적 인지도가 높고 2016 릴레함메르 유스 동계 올림픽 홍보 대사로 활약한 김연아에 대한 호감도가 상당한 편이다. 일단 김연아의 꿈은 멈춤 상태가 된 가운데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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