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삼성·KIA·LG·한화·롯데·SK·두산·kt…프로야구의 운영주체 대부분은 굴지의 대기업들이다. 저마다 국내에서 열 손가락 안팎에 꼽히는 그룹들이 약속이나 한 듯 야구팀을 운영한다.
그러다보니 구단 운영체계에서도 대기업 특유의 '서열'이 중시된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사장들은 3천cc 이상 에쿠스급, 단장(상무급) 및 감독은 그랜저급 승용차를 관례적으로 지급받는다. 오랫동안 뚜렷한 성과를 거두거나 개인 차량을 이용하는 일부 지도자들을 제외하면 예외가 없다. 물론 구단이 계약을 맺은 딜러로부터 리스를 받은 차량들이다. 사장들에게만 특별히 운전기사가 따라붙는다.
IT기업 NC와 넥센의 후원을 받는 '야구 전문 기업' 서울 히어로즈는 이 같은 관례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격식보다는 내용, 의전보다는 실용성을 중시여긴다. 실제로 염경엽 넥센 감독은 그간 구단으로부터 그랜저급보다 한 단계 위인 에쿠스를 지급받아 사용해왔다
이런 넥센이 염 감독의 차를 최신형으로 바꿔줬다. 이장석 넥센 사장은은 지난 7일 53세 생일을 맞은 염 감독을 위해 감독 차량을 제네시스 EQ900로 교체했다. 풀옵션이 장착된 시가 1억원 상당의 3300cc 모델로 다른 구단에선 사장들이나 탈 수 있는 차량이다.
이 사실을 12일 고척 kt전에 앞서 취재진에 공개한 염 감독은 기쁨과 고마움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감독 4년째인데 이런 생일 선물은 처음이다. 구단이 배려를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그간 수고했고, 올해 더 잘 해달라는 의미인 것 같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이 대표의 선물이 남다른 건 마침 넥센이 이날 현재 단독 선두에 올라있기 때문. 넥센은 시즌 9경기를 치른 11일 기준 5승1무3패로 2위 두산 베어스에 0.5경기 앞선 1위다. 개막 전 '꼴찌 후보'로도 여겨졌던 것과 달리 초반 발걸음이 무척 가볍다.
염 감독은 "아직 10경기도 치르지 않아서 큰 감흥은 없다. 적어도 한 달은 해봐야 대략적인 판단이 설 것"이라며 "지금은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는데만 집중하고 있다. 당분간 성적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지만 기쁜 기색만은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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