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좋은 데뷔전을 치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주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은 1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K리그 클래식 4라운드를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공격수 이근호(31)의 투입 시점에 대해 스스로 물음표를 던졌다.
조 감독은 "빠른 시간 안에 투입하고 싶다. 경기장 분위기 등을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몸 상태도 좋다. 그렇지만 기용 시간은 지켜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근호는 지난 1월 전북 현대에서 엘 자이시(카타르)로 임대 복귀를 했지만 설 자리를 잃었다. 갈 곳을 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지만 쉽지 않았다. 놀랍게도 제주가 손을 내밀어 새 둥지를 찾았다.
몸을 만들며 경기 감각을 찾는데 주력해온 이근호는 이날 수원전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 감독은 "경기를 리드한 상황에서 투입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조 감독의 바람과 달리 이근호는 0-1로 지고 있던 후반 33분에 교체 투입됐다. 그러나 경기 분위기는 이근호가 들어간 뒤 확실히 달라졌다. 제주의 측면 공격이 살아나면서 중앙으로 연결되는 패스나 가로지르기가 많아졌다.
후반 39분 이광선의 동점골에는 이근호의 보이지 않는 기여가 있었다. 정운이 왼쪽에서 가로지르기를 할 당시 앞에서 몸싸움으로 상대 수비의 움직임을 차단했다. 뒤에서 뛰어든 이광선이 자유롭게 헤딩해 골망을 갈랐다.
41분 마르셀로의 역전골도 이근호의 움직임이 도화선이 됐다. 이근호가 수비를 압박하며 코너킥 기회를 얻었고, 정운이 찬 것이 마르셀로의 머리에 맞고 골이 됐다. 추가시간에는 이근호의 헤딩슛이 아쉽게 골대를 빗겨갔다.
제주가 역전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수원에 막판 골을 내주며 2-2로 비긴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그래도 경험이 무엇인지 보여준 이근호의 경기력은 빛났다. 몸상태가 더 올라오면 제주의 공격을 이끌기에도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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