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재간둥이' 권창훈이 없는 수원 삼성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수원의 권창훈은 올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1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을 치른 뒤 2월 수원의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슈틸리케호의 일원이기도 한 권창훈은 올림픽 대표팀과 A대표팀의 교통정리가 되면서 리우 올림픽까지는 신태용호에 전념을 할 수 있게 됐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모두 존재감이 부쩍 커졌다.
수원의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첫 승이었던 지난 2일 상주 상무와의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승리도 권창훈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권창훈이 재치있는 움직임으로 골키퍼에 한 번 막히고도 골을 넣으며 2-1 승리에 기여했다.
6일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멜버른과 홈경기에서도 권창훈은 수원의 중심이었다. 산토스와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해 골을 넣는데 집중했다. 이날 전반에만 권창훈은 4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18분 첫 번째 슈팅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29분에는 왼발 바이시클 킥을 보여주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결국 후반 13분 권창훈이 골맛을 봤다. 염기훈이 아크 왼쪽에서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전진 패스를 했고 이를 놓치지 않고 왼발 슈팅으로 연결, 왼쪽 골대 하단에 맞고 골이 됐다.
권창훈이 해결을 해주지 않았다면 수원은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수원에 자유계약으로 입단한 최전방 공격수 신인 김건희는 아직 기량을 꽃피우기에는 경험 부족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수원은 이날 멜버른과 1-1로 비겼다.
수원의 공격은 권창훈 중심으로 돌아갔다. 염기훈의 패스 상당수는 권창훈에게 닿았다. 권창훈이 마무리를 하지 않았다면 멜버른 수비에 차단 당하는 패스였다. 5일 공식 기자회견에 나섰던 염기훈이 "공격 2선이 잘하고 있지만 최전방에서 터져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도 결과적으로는 권창훈이 아니면 2선조차도 쉽게 골을 넣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권창훈은 올 시즌 시작을 앞두고 독일 분데스리가의 관심을 받았다. 그에 대한 유럽팀들의 관심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권창훈의 소속팀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예산도 줄고 선수도 부족한 수원 입장에서 권창훈까지 이탈하면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K리그도 암담하게 치를 수 밖에 없다. 권창훈의 팀이 된 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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