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포항 스틸러스 신화용 골키퍼가 우라와 레즈(일본) 팬들의 예의 없는 행동에 단단히 화가 났다.
포항은 2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우라와를 맞아 손준호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1승 1무(승점 4점)가 된 포항은 조 1위로 나섰다.
이날 포항 승리의 숨은 공신은 신화용의 선방이었다. 볼 점유율 44%-56%, 슈팅수 6-11 등 공격력에서 포항은 밀렸다. 그럼에도 신화용이 5차례나 선방쇼를 펼치며 이길 수 있었다. 신화용은 정신없는 90분을 보냈는데 특히 손준호가 후반 24분 퇴장 당한 후에는 몸을 날리는 방어로 수적 열세를 이겨냈다.
신화용은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그는 "홈 경기라서 승점 3점을 얻는다는 생각으로 했는데 한 명이 퇴장당해서 경기가 어렵게 전개됐다. 다 같이 집중해서 승리한 것에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어린 선수가 유독 많은 포항이라 신화용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그는 "챔피언스리그 무경험자가 많지만, 축구 해온 시간은 많다. 평소 하던 대로 하자고 했다. 경기 전에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조언도 했다"며 "어떤 고비가 왔을 때 잘 넘기면 다시 좋은 기회가 온다"라며 위기를 넘는 지혜를 선수들이 터득해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신화용은 후반 우라와 응원단을 등 뒤에 두고 골문을 지켰다. 그는 "뒤에서 침을 뱉더라. 그런 경우가 거의 없는데 우라와 레즈 팬 수준이 이정도 밖에 안되나 싶더라. 개선되어야 하지 않나"라고 쏘아 붙였다. 이어 "팀이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페어플레이가 중요하다"라며 올바른 관중 문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포항은 죽음의 조에 속해 있다는 평가다. 그는 "경기에 들어가면 어떤 팀이라도 자신이 있다. 포항 엠블럼을 달고 뛰면 괜찮다. 수준이나 돈과 상관없이 우리만의 강한 응집력이 있다. 결과는 늘 나쁘지 않았다"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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