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내셔널리그는 정통적으로 한국 선수들의 '텃밭'이었다. 박찬호(은퇴)와 김병현(KIA)이 최전성기를 보냈고, 서재응(KIA)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처음 알린 곳이다.
구대성(시드니 블루삭스), 봉중근(LG), 최희섭·김선우(이상 은퇴), 류제국(LG), 임창용이 빠짐없이 내셔널리그 무대를 누볐다. 지난해까지 1경기 이상 출전한 역대 한국인 빅리거 15명 가운데 조진호(삼성 코치)와 이상훈(LG 코치)을 제외한 13명이 내셔널리그에서 활약한 경력이 있다.
◆한국인 빅리거 격전장
올해에도 내셔널리그는 한국인 선수들의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추신수(텍사스),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볼티모어), 최지만(LA 에인절스) 등 타자들만 몰려 있는 아메리칸리그에 비해 투수가 두 명(류현진·오승환) 포진해 있고, 강정호(피츠버그)도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인 빅리거간 투타 직접 맞대결이 심심치 않게 펼쳐질 격전장이다.
오랫동안 메이저리그행을 바라온 오승환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입단을 눈앞에 뒀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소속인 오승환은 우선 같은 지구에 몸담은 강정호(피츠버그)와 자주 만날 전망이다. 세인트루이스와 피츠버그는 최근 몇년간 지구 우승을 놓고 서로 양보없는 혈전을 펼쳤다.
올 시즌에도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은 두 팀이어서 오승환과 강정호도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오승환이 메이저리그 개막전 명단에 포함될 경우 이들은 빠르면 5월부터는 자주 볼 수 있다. 중간계투 보직이 유력한 오승환의 경우 등판일을 예단할 수 없지만 강정호가 정상적인 몸상태로 복귀한다면 이들의 매치업은 두 라이벌전의 또 다른 흥미거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세인트루이스와 피츠버그는 정규시즌 총 19차례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4월 7~9일(이상 한국시간) 부시스타디움 3연전, 6월 11~13일 PNC파크 3연전, 7월 5~8일 부시스타디움 4연전, 9월 6~8일 PNC파크 3연전, 10월 1~3일 부시스타디움 3연전이 이들이 만날 날짜다.
◆오·강, ·오·류, 류·강 맞대결…눈이 즐겁다
왼 어깨수술에서 회복 중인 류현진은 빠르면 3월 시범경기부터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한 류현진은 "시즌 개막부터 팀과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 일단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빅리거 변신'이 임박한 오승환에 대해 "잘 하는 선배이기 때문에 따로 조언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강정호처럼 빨리 팀 선수들과 친해져서 적응하는 게 좋겠다"고 언급했다.
다저스는 5월 14∼16일 세인트루이스와 홈 3연전, 6월25∼28일 피츠버그 원정 4연전, 7월23∼25일 세인트루이스 원정 3연전, 8월13∼15일 피츠버그와 홈 3연전을 치른다. 류현진이 다저스 부동의 선발투수로 복귀할 경우 강정호와의 투타 맞대결은 물론 오승환과의 마운드 대결도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
세인트루이스와 피츠버그, 다저스는 올해에도 내셔널리그 우승은 물론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넘보고 있는 강호들이다. 저마다 거주하는 지역과 소속팀은 달라도 빅리그 강호의 일원으로 소속팀의 영광을 위해 당당히 활약하게 된 오승환, 강정호, 류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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