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전북 현대의 선수 영입 기세가 대단하다.
전북은 4일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읍 클럽하우스에서 올해 첫 훈련을 시작했다. 6일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떠나는 전북은 훈련에 앞서 미디어데이를 갖고 겨울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김보경, 고무열, 최재수, 임종은, 이종호를 소개했다.
공교롭게도 새로 영입된 5명은 모두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자원이다. '박지성 후계자'로 불린 김보경은 공격 2선 어디에 배치해도 실력 발휘에 문제가 없다. 고무열 역시 최전방부터 측면 등 가리지 않고 뛸 수 있다.
중앙수비수 임종은은 가끔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한다. 전남 드래곤즈 시절 '광양만 루니'라는 별명이 있었던 이종호는 처진 공격수이면서도 측면에서도 뛸 수 있다.
최 감독이 가장 중요한 영입으로 여기고 있는 최재수는 왼쪽 측면 수비수지만 날개 공격수로 전진 배치가 가능하다. 오버래핑 능력이 뛰어나 최 감독이 원하는 진정한 닥공(닥치고 공격) 실현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전북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에두가 빠져나간 뒤 공격 옵션이 적어졌다. 상대에게 수가 읽히는 경우도 있었다. 최전방 이동국에게 모든 지원이 집중되다 보니 경기 자체를 풀어나가기가 힘든 경우도 있었다. 측면 공격수 레오나르도의 개인 돌파에 의존한 패턴도 상대 수비를 편하게 해줬다.
그러나 이번에 영입된 자원만 봐도 수많은 공격 옵션 창조가 가능해졌다. 당장 김보경의 경우 자신과 비슷한 이재성과의 호흡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보경은 "이재성과 같이 뛰고 싶다"라면서도 "패싱 플레이를 하면 중앙에서 뛰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며 은근히 중앙 미드필더로 뛰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최 감독도 화답했다. '공격 앞으로'를 외치는 홈경기에서는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를 빼고 김보경을 내세울 수 있다고 구상을 전했다. 최 감독은 "전지훈련에서 2~3가지의 생각이 있다. 이재성과의 조합을 고민해야 하는데 홈경기에서는 두 명을 함께 세우는 것도 가능하다"며 기본적인 수비력이 있는 두 명의 조합을 최적화시키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왼발 킥 능력이 뛰어난 최재수의 합류로 세트피스 시 옵션도 늘었다. 기존의 왼발 이주용, 이재성에 오른발은 이동국, 레오나르도, 김기희, 이종호가 있다. 로페즈까지 합류하면 누가 키커로 나서야 할지 고민해야 할 정도다. 192㎝ 장신의 임종은은 높이의 축구를 구사할 때 유용하다. 김형일, 김기희 등과 장신숲을 이룰 수 있다.
서로 주전으로 뛰겠다며 경쟁심을 내뿜는 내부 전쟁도 이미 시작됐다. 우승 경험 없이 전북에 온 자원도 꽤 있어 열망이 대단하다. 심리전의 달인 최 감독이 얼마나 선수들의 마음을 맞춰가며 조직력의 팀으로 만드느냐가 중요해졌다. 진정한 더블스쿼드의 구축은 개인의 욕심이 없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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