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전북 현대 최강희(57) 감독은 한때 '박지성 후계자'로 불렸던 김보경(27)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져왔다. 김보경이 세레소 오사카(일본)에서 뛰던 지난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상대팀 선수로 만났던 경험도 있다.
당시 최 감독은 김보경을 세레소 공격의 핵심 자원으로 찍었다. 공교롭게도 김보경은 전북전 도중 안면부 부상을 당했다. 경기 중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이었다. 최 감독은 종종 당시 경기를 언급하며 김보경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새 둥지를 찾던 김보경이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3일 전북이 김보경 공식 영입을 발표하면서 최 감독과 한 팀에서 사제의 인연을 맺게 됐다.
김보경는 2010년 세레소를 통해 프로 생활을 시작, 오이타 트리니타 임대를 소화한 뒤 세레소로 복귀했다. 이후 2012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카디프시티에 입단해 프리미어리그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2013~2014 시즌 카디프시티가 챔피언십으로 강등됐고, 김보경은 2015년 위건 애슬레틱으로 잠시 임대됐지만 리그1(3부리그)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김보경으로서는 불운의 연속이었다. 기량은 꾸준히 유지됐다. 위건에서도 18경기 2골을 넣으며 주전으로 활약했지만, 팀 상황이 뒷받침되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 이적 시장에서 마쓰모토 야마가(일본)로 옮겨 부활을 노렸지만, 이 역시 실패했다. 마쓰모토도 J2리그(2부리그)로 떨어졌다.
당시 김보경에 대한 가치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여름 이적 시장 블랙번 로버스 입단을 노렸지만 취업비자(워크퍼밋) 발급에 실패했다. 바뀐 프리미어리그 선수 영입 규정이 김보경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새 소속팀을 물색하던 김보경은 돌고 돌아 K리그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전북 입단 전 감바 오사카행 가능성도 있었지만, 최종 목적지는 전북을 선택했다. 김보경은 공격 2선 어디에서나 활약이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다. 활동량과 패싱력으로 승부하는 미드필더다. 지난해 클래식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는 했지만 확실한 공격 조율사에 대해 아쉬움이 컸던 최 감독에게는 김보경 영입이 반가운 일이다.
최 감독은 재활공장장이라 불릴 정도로 선수를 부활시키는 데 귀재다. 그의 자도 아래 조재진, 이동국, 김상식 등 다수의 선수가 부활에 성공했다. 힘든 시간을 보낸 김보경에게 최 감독의 이런 지도력은 심리적인 면에서도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북은 올해 K리그 3연속 우승과 더불어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노리고 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집착이 상당하다. 최 감독이 국제 경기 경험이 풍부한 김보경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도 당연하다.
김보경은 "K리그 최고의 구단인 전북에 입단하게 돼 기쁘다. 구단과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겠다. 최고의 팀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최고의 성적을 내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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