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괜찮아, 잘 될거야~" 가수 이한철이 부른 '슈퍼스타'의 노랫말이다. NC 다이노스 주전 유격수로 뛰고 있는 손시헌은 노래 가사처럼 후배의 실수를 감싸고 힘을 북돋아줬다. 선배의 조언과 격려를 받은 후배는 타석에서 맹활약했다.
그 후배는 NC 주전 2루수 박민우다. 그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큰일'을 저질렀다. 1-1로 맞서고 있던 2회말 투아웃 3루 상황에서 평범한 2루수 앞 땅볼을 그만 송구 실책했다.
이 틈을 타 두산은 득점을 보태며 2-1 역전에 성공했다. 실책에 의해 균형이 깨지는 점수가 나왔으니 경기 초반 분위기는 두산 쪽으로 넘어가나 싶었다. 하지만 NC는 돌아선 3회초 대거 4득점하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흐름을 되가져온 것이다.
NC는 이날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9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힘을 앞세워 두산에게 16-2로 대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두산에게 앞선 NC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초반 상대 실책으로 역전을 해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넘어 왔다고 봤다"며 "그러나 곧바로 실점을 했던 부분이 우리팀 선수들에게 오히려 부담이 된 것 같다"고 흐름을 살리지 못한 부분을 아쉬워했다. 김경문 NC 감독도 "3회가 정말 중요했다. 그 때 점수를 내지 못했다면 두산에게 끌려갔을 가능성이 컸다"고 했다.
NC의 3회초 공격은 선두타자로 나선 박민우부터 시작됐다. 박민우는 앞선 수비 상황에서의 실책을 안타로 만회했다. 박민우의 출루를 시작으로 NC 타선은 폭발했다. 지석훈과 김태군을 제외하고 선발라인업에 든 7명의 타자가 모두 안타를 쳤다.
7번 타순에 배치된 손시헌은 팀내 타자들 중에서 가장 많은 4안타(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3안타(2타점)를 기록한 박민우와 함께 제역할을 하고도 남았다. 손시헌은 "(박)민우와 공수교대 과정에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그는 실책에 대한 위로의 말을 먼저 하진 않았다. 자신의 경험을 말해줬다.
손시헌은 "민우에게 '나도 끝내기 실책도 해봤다. 지금도 그런 실수를 한 일이 모두 기억난다'고 말했다"며 "쉽게 잊을 순 없겠지만 '다음 플레이를 생각하고 털어버려라'고 말했다"고 2회말 수비를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가며 박민우에게 했던 말을 전했다.
손시헌은 긴 말을 하지는 않았다. 물론 격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민우에게 '실수하는 일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두 번만 실책하고 말 것도 아닌데 괜찮다, 잊어버리라고 했다"며 웃었다. 박민우는 선배 손시헌의 조언을 잘 받아들였다. 자책하지 않고 실수를 털어내며 플레이에 더욱 집중했고 좋은 실수를 만회하고도 남을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한편 손시헌은 "오늘(21일)은 뭘 해도 되는 날이다 싶었다"며 "점수를 많이 앞서가기 전까지는 솔직히 긴장도 됐다. 3차전을 앞두고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보다는 상대에게 밀리지 않고 대등한 경기를 치르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4차전도 이런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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