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NC 다이노스의 베테랑 투수 손민한(40)이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4가지 커다란 의미를 지니는 승리였다.
손민한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 3피안타 4사사구 2실점(1자책점) 호투를 펼쳤다. NC는 손민한을 앞세워 16-2로 대승, 1차전 패배 후 2연승을 달렸다.
이날 손민한은 최고 시속 144㎞의 빠른공과 함께 슬라이더, 포크볼, 투심을 섞어 총 77개의 공을 던졌다. 경기 초반 불안한 모습도 보였지만 특유의 맞혀잡는 피칭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며 팀 승리를 이끌어냈다.
◆KBO리그 역대 PS 최고령 선발승
종전 포스트시즌 최고령 선발승 기록은 지난 2006년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송진우(한화)가 기록한 40세 8개월 1일이었다. 이날로 손민한의 나이는 40세 9개월 19일. 이제 역대 가을야구에서 손민한보다 많은 나이로 선발승을 거둔 투수는 없다.
올 시즌 손민한은 11승(6패)을 따내며 '최고령 10승 투수'라는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지난 7월18일 열린 올스타전에서는 40세 6개월 16일의 나이로 최고령 올스타전 등판 기록도 수립했다.
각종 '최고령' 기록을 세운 손민한이다. 불혹이 넘는 나이로 전성기만큼의 구위는 아니지만 노련함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투구를 펼친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PS 첫 선발승
'전국구 에이스'로 불리던 전성기 시절에도 손민한은 포스트시즌에서 선발승을 따내지 못했다. 롯데 시절이던 1999년 플레이오프에서 구원승을 한 차례 기록했을 뿐이다. 이날 승리는 손민한의 데뷔 첫 포스트시즌 선발승이다.
지난해 NC의 불펜 요원으로 마운드에 힘을 보탰던 손민한은 올 시즌 다시 선발 보직을 맡았다. 외국인 선수 1명이 줄어드는 팀 사정에 따른 결정. 손민한은 올 시즌 11승 중 10승을 선발승으로 따내며 '선발 투수'로서의 경쟁력을 증명해냈고, 이는 가을야구까지 계속되고 있다.
◆16년만의 PS 승리
손민한에게는 포스트시즌 승리 자체가 오랜만이다. 1999년 플레이오프 구원승 이후 무려 16년만. 그 사이 손민한은 롯데에서 2000년과 2008년, NC로 옮긴 뒤 지난해 가을야구를 경험했지만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16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거액의 FA 계약도 있었고, 어깨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며 '먹튀' 소리도 들었다. 롯데에서 방출된 후 NC에 새둥지를 튼 것도 그 사이에 있었던 일이다.
더 이상 전국구 에이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쉽게 무너지지도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16년이 지난 지금도 손민한은 가을야구에 주역으로 참가해 마운드 위에 우뚝 서 있다는 사실이다.
◆NC의 창단 첫 KS에 다가선 승리
손민한 개인에게만 의미있는 승리가 아니다. 2승1패가 된 NC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큼 다가갔다. NC는 앞으로 1승만 추가하면 삼성 라이온즈와 겨루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손민한은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첫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자기 손으로 만든 셈이다. 지난해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올랐던 NC가 이제는 한국시리즈 무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불혹의 에이스' 손민한이 그 발판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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