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 오른손 투수 앤서니 스와잭은 첫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물음표를 떼지 못했다. '현역 메이저리거 출신'이란 큰 기대와 달리 한국무대 적응이 필요한 듯 투구내용이 들쭉날쭉했다.
3차례 등판서 2승(1패)을 거뒀지만 퀄리티스타는 한 차례 뿐이었고. 6이닝까지 소화한 적도 한 번에 불과했다. 이제 몇 경기 하지 않았다 해도 평균자책점 4.76과 WHIP 1.41은 분명히 구단으로선 성에 차지 않는 기록이다.
패스트볼 위주의 단조로운 투구패턴은 여전하고, 구위 또한 타자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여기에 아시아 특유의 '커트 야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투구수 조절에도 애로를 겪었다.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 8일 대전 한화전에서 그는 5이닝 동안 공 96개를 던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애초에 기대수준이 너무 높았던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구단 내부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한화전 뒤 "한국무대에 적응해가며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했고, 한용덕 투수코치 또한 "지금은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고 있지만 등판을 계속하다보면 더 좋아질 거다. 크게 걱정할 것 없다"고 밝혔다.
결국 스와잭 자신이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하루 빨리 리그에 연착륙하기 위해선 상대 타자들의 성향을 연구하면서 자신의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패턴을 바꿔야 하다는 지적이다. 주로 경기 후반 셋업맨으로 활약하던 빅리그에선 힘으로만 밀어붙여도 통했지만 오랜 이닝 동안 많은 공을 던져야 하는 선발투수로서 뿌리를 내리려면 결국 선수 본인의 재빠른 적응력과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 투수들을 오래 지켜본 지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다행히 스와잭에겐 시간이 있다. 두산의 선발로테이션이 짜임새 있게 돌아가는 덕에 그를 꾸준히 믿고 기다려줄 여유가 있다. 성격이 서글서글하고 붙임성이 있는 만큼 리그 환경의 변화에도 곧바로 반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아직 부각되지 않은 그의 장점도 있다. KBO리그 4경기(선발 3경기) 17이닝 동안 그가 허용한 볼넷은 5개에 불과하다. 적어도 볼넷을 남발해서 제풀에 무너지는 투수는 아니라는 얘기다. 스와잭은 지난달 14일 두산 입단 회견 당시 "내 장점은 공격적인 피칭이다. 직구를 몸쪽과 바깥쪽 모두 꽂을 수 있다. 타자를 상대로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 투수로서 내가 컨트롤해야 하는 가장 큰 일은 볼넷을 내주지 않는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스와잭은 14일 잠실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한다. 상대 선발은 kt에 새로 합류한 저스틴 저마노다. 요즘 10개 구단 최고 수준인 kt의 강타선을 상대로 어떤 투구 내용을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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