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불펜 평균자책점은 8위입니다."
이대진 KIA 타이거즈 투수 코치가 한 말이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1위라는 말에 돌아온 대답이기도 하다.
KIA는 지난 1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6-1로 승리, 2연승을 달렸다. 이로써 KIA는 36승35패를 기록,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며 5위 한화와의 승차도 반경기 차로 바싹 좁혔다.
선발 임준혁의 5이닝 1실점 호투가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임준혁의 호투는 험버의 부진에 따른 2군행으로 팀 선발진에 구멍이 뚫린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에 더욱 의미있었다. 컨디션 조절차 2군으로 내려간 서재응도 당분간 1군 등판이 어렵다.
2일 한화전 선발투수로 김병현을 예고한 것도 KIA의 선발진 공백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김병현은 지난달 7일 사직 롯데전 이후 한 달 가까이 구원 등판만 해왔다.
그러나 사실 KIA 마운드의 고민은 선발보다 불펜에 있다. 선발진의 공백은 최근 험버의 부진으로 크게 부각됐을 뿐, 올 시즌 내내 KIA는 여러 명의 투수를 선발로 돌려 써왔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1일 한화전을 앞둔 시점에서 KIA는 선발진 평균자책점 1위(4.34)에 올라 있었다. 반면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7위(4.47)에 머물렀다. 이대진 코치가 8위로 착각을 하긴 했지만 KIA 불펜진의 전력이 하위권이라는 점에서는 크게 틀린 것은 없었다.
임준혁이 5이닝 1실점으로 시즌 4승(1패) 째를 거둔 한화와의 경기. 임준혁이 선발 복귀전을 치르며 호투를 펼쳤다는 점은 KIA에게 큰 힘이 됐지만, 임준혁 이후 등판한 3명의 불펜 투수가 4이닝을 무실점 계투로 틀어막았다는 점 또한 그에 못지않게 의미가 큰 부분이었다.
임준혁에 이어 6회초 등판한 최영필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어 김광수와 김태영도 1이닝씩을 실점없이 버텼다. 이들이 4이닝을 깔끔하게 책임져주며 마무리 윤석민 카드도 아낄 수 있었다.
예년과 비교하면 불펜도 많이 좋아진 KIA다. 윤석민이 돌아와 마무리를 맡으면서 뒷문이 탄탄해졌다. 경기 막판 리드를 빼앗기며 허무한 역전패를 당하던 경기가 크게 줄었다. 하지만 선발 투수에서 마무리 윤석민까지 가는 과정이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다.
최영필의 호투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최영필은 6월 6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의 호조를 보인 뒤 7월의 첫 등판에서도 2이닝을 실점없이 책임지는 든든한 모습을 보였다. 4점대였던 시즌 평균자책점도 3.13(31.2이닝 11자책)까지 끌어내렸다.
김광수 역시 지난달 중순부터 1군에 합류해 5경기에서 단 1점만을 내줬다. 김광수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35(6.2이닝 자책). 아직 등판 경기 수가 적지만 지금같은 활약이 계속된다면 KIA 불펜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7월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KIA 타이거즈다. 임준혁이 선발진에 희망을 불어넣었고, 불펜 역시 안정감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호랑이 군단이 마운드의 짜임새를 갖추며 시즌 중반 순위 싸움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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