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김동준(넥센 히어로즈)은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좋은 기억이 있었다. 그는 지난 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 문성현의 뒤를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김동준은 당시 1이닝 동안 4타자를 상대해 안타 하나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넥센이 역전에 성공한 뒤 조상우, 김영민 등 '필승조'를 가동하며 리드를 지켰다. 김동준은 프로 데뷔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다음날 김동준은 다시 중간계투로 나와 1이닝을 소화했다. 1실점했지만 이후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갔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기대보다는 기회를 준 것"이라고 했다. 넥센은 앤드류 밴헤켄, 라이언 피어밴드, 한현희 외에 확실한 4, 5선발이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베테랑 송신영이 시즌 초반 3연속 선발승을 올리며 힘을 보탰지만 선발 한 자리를 꿰찰 것으로 예상한 문성현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동준이 선발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는 지난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올 시즌 첫 선발 등판했다. 이후 꾸준히 선발 진에 이름을 올렸고 2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 시즌 4번째 선발로 나섰다.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5회초 넥센 공격이 끝난 뒤 공수교대 과정에서 두 번째 투수 김택형과 교체됐다. 김동준은 4이닝 동안 71구를 던지며 5피안타(1홈런) 2볼넷 5실점(4자책점)을 기록했다.
출발은 깔끔했다. 1회말 세 타자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2회말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3, 4회 연달아 점수를 내줬다. 볼넷이 빌미가 됐다. 염 감독은 "(김)동준이는 구종이 다양하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등 거의 모든 구종을 다 던질 수 있다"며 "과제는 제구력"이라고 말했다. 김동준은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볼넷을 2개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중요한 고비에서의 볼넷이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하지만 분명 김동준은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염 감독은 "지난해와 비교해 구속이 늘었다"며 "평균 구속이 138~139km정도였는데 올시즌에는 142~143km까지 나온다"고 했다. 영점만 잘 잡힌다면 선발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동준은 이날 삼성전에서 직구 최고구속이 143km까지 나왔다. 변화구는 최저 104km에서 최고 131km까지 기록했다. 구속의 변화가 작은 편이 아니라 상대 타자들 입장에선 상대하기 수월한 유형의 투수는 아니다.
염 감독은 "이번이 끝은 아니다"라며 "한 차례 더 선발로 기용할 계획이다. 동준이의 경우 등판 과정에서 어떤 것을 얻어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준에게 주어질 기회는 제한적이지만 다음 번 등판에서 좀 더 좋은 피칭 내용을 보인다면 선발진에서 그의 이름을 볼 수 있는 시간은 당연히 더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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