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이병규(7번)가 서서히 '4번타자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극심한 슬럼프 속에 시즌을 시작한 이병규는 최근 들어 연일 홈런포를 가동하며 타격감을 완전히 끌어올렸다. 지난달 26일 NC전에서 8경기만에 시즌 2호 홈런을 터뜨린 것을 시작으로 28일 삼성전, 30일 삼성전에서 연거푸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보냈다. 4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몰아친 것이다.
홈런 뿐만이 아니다. 최근 5경기에서 이병규는 타율 3할8푼1리 3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1할대에 머물던 시즌 타율도 2할5푼까지 끌어올렸다. 드디어 양상문 감독이 믿고 맡긴 4번타자로서의 능력이 나타나고 있다.
이병규의 타격감 회복이 반가운 이유는 올 시즌 유독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LG 타선 때문이다. LG는 지난달까지 팀 타율 7위(0.263), 팀 득점권 타율 9위(0.219)에 머물렀다.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이병규의 방망이가 살아나고 있어 앞으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LG 타선의 부진에는 이병규의 책임도 상당 부분 있었다. 예상치 못한 목 통증으로 개막 2연전에 결장한 것을 시작으로 오랫동안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것.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4번타자가 부진에 빠지자 타선의 전체적인 힘도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이병규가 타선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어느새 팀 내 최다 타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15타점을 기록한 이병규는 정성훈(14타점)을 제쳤다. 홈런도 4개로 박용택(5개)에 이어 팀 내 2위다. 4번타자의 홈런포가 살아나자 9위에 머물던 LG의 팀 홈런 순위도 공동 7위(20개)가 됐다.
그동안 마음고생도 많이 했던 이병규다. 지난달 16일 KIA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올린 뒤 이병규는 "4번타자로 부진해 후배들에게 미안했다"며 "앞으로 찬스 때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상문 감독도 이병규의 살아난 타격감에 누구보다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병규의 홈런이 나온 4경기에서 LG는 3승1패를 기록했다. 4번타자의 홈런이 나올수록 LG가 승리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지난해부터 슬로 스타터 기질을 보여온 이병규. 5월을 맞으며 이병규의 방망이가 폭발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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