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A형 인플루엔자로 전열을 이탈했던 박용택이 돌아왔다. 하지만 LG 트윈스의 중심타선은 아직 채워야 할 부분이 있다. 부진에 빠진 4번타자의 부활이 필요하다.
LG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6-9로 무릎을 꿇었다. 막판 추격전을 펼쳤지만 2-9까지 벌어져 있던 경기를 뒤집기는 힘이 부족했다. 박용택이 복귀전을 치르며 선제 투런포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 건재를 알린 것이 패배 속 위안이었다.
4번타자 이병규(7번)의 부진은 아쉬웠다. 이병규는 1회말 볼넷으로 한 차례 출루했을 뿐 이후 3차례 타격 기회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특히 5-9로 따라붙은 후 계속된 8회말 1사 3루 추가 득점 찬스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선 것이 아쉬웠다.
이병규의 부진은 이날 뿐만이 아니다. 11일 현재 이병규의 시즌 타율은 1할8푼2리(33타수 6안타). 안타 6개가 모두 단타라는 것도 문제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일찌감치 4번타자로 낙점을 받았지만 아직 그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4번타자는 팀 타선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줘야 할 자리다. 대부분의 팀들은 가장 파괴력 있는 타자에게 4번 자리를 맡긴다. 하지만 LG의 4번타자는 제 몫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10개 구단 중 4번 타순의 타율이 1할7푼5리로 9위에 그친다. 10위 SK 와이번스(1할6푼7리)보다 조금 나을 뿐이다.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 2연전에서는 이병규가 목 통증으로 인해 결장했다. 대신 우타거포로 기대를 모은 최승준이 4번 자리를 맡았다. 하지만 최승준도 4번타자로 출전한 2경기에서 7타수 1안타(1할4푼2리)에 그쳤다. 결국 최승준은 타순이 하향 조정된 뒤에도 부진을 이어가며 시즌 타율 7푼7리의 성적을 남기고 2군으로 내려갔다. 최승준이 출전한 2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에는 모두 이병규가 4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LG에는 이병규를 대신해 4번타자를 맡을 선수들이 많다. 최근 절정의 타격감을 보이는 정성훈도 4번타자 경험이 있고, 복귀전을 치른 박용택 역시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한 선수다. 하지만 LG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병규가 살아나는 것이다.
한 가지 희망적인 부분은 이병규가 지난 시즌에도 4월까지는 부진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까지 이병규의 타율은 1할3푼9리(36타수 5안타)에 머물렀다. 하지만 5월부터 맹타를 휘두르더니 끝내 3할6리의 타율로 시즌을 마감했다.
류제국과 우규민 두 명의 주축 선발 투수가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LG는 4월까지 승률 5할 언저리에서 버티는 것이 목표다. 류제국, 우규민이 돌아오는 5월부터 승부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버티기를 위해선 타선이 살아야 하고, 그 선결 조건은 '빅뱅' 이병규의 부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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