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 올라갔다.
한국은 26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펼쳐진 2015 호주 아시안컵 4강전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이정협과 김영권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1988년 카타르 대회 이후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의 결승 상대는 또 다른 4강전 호주-UAE 경기 승자다. 두 팀은 27일 뉴캐슬 스타디움에서 4강전을 펼친다.
한국의 결승 상대는 누가 될 것인가. 아무래도 호주일 가능성이 높다. 개최국에다 객관적 전력에서도 UAE에 앞선다. 그렇지만 UAE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UAE는 8강전에서 우승 후보 일본을 꺾고 올라온 팀이다. 다시 한 번 이변을 연출할 지도 모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역시 호주가 올라올 가능성을 높게 점쳤지만 이변도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결론부터 말해 한국의 결승 상대는 호주가 돼야 한다. 호주를 피해 UAE를 만나는 것이 한국의 우승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도 결승 상대는 호주이어야 한다. 호주를 만나야 하는 이유가 있다.
그 첫 번째 이유, 한국이 호주를 확실하게 이기는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호주와 이미 한 차례 맞붙은 적이 있다. A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두 팀이 만나 한국이 1-0으로 승리하기는 했다. 하지만, 최고의 전력으로 맞붙은 정상적인 대결은 아니었다. 당시 두 팀은 나란히 2승씩을 거둬 이미 8강 진출이 확정됐던 상황이었기에 주전 선수 몇 명을 빼고 경기에 나섰다.
따라서 예선리그 호주전 승리는 진정한 승리가 아니었다. 서로 눈치를 보며,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승리였다. 따라서 한국은 최상의 전력으로 제대로 한 번 호주와 맞붙어봐야 한다. 아시아 최강자가 누구인지 최상의 조건에서 겨뤄봐야 한다. 한국이 피할 이유가 없다. 아시아 축구 패권을 차지하려는 두 팀의 자존심이 걸렸다.
두 번째 이유, 흥행 면에서도 호주와 만나야 한다. 한국과 호주의 결승전은 그야말로 빅매치다. 우승 후보 두 팀의 대결이다. UAE와 결승전을 치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시아 모든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축구팬들에게도 기대가 될 만한 빅매치다. 이변이 일어나 재미있는 것이 축구라지만 결승전쯤 되면 강호들끼리 만나야 더욱 흥미진진한 것 역시 축구다. 많은 팬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우승컵이 들어올리는 것이 더 짜릿하고 더 값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호주는 대회 개최국이다. 호주가 결승전에 오르면 경기장은 꽉 찰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호주 팬이 더 많겠지만 주눅들 필요는 없다. A조 3차전 당시에도 호주 팬들의 압도적 함성 속에서 한국대표팀은 기죽지 않고 승리를 거뒀다. 오히려 호주 팬이 더 많으면 많을수록 한국 선수들의 의지와 투지는 더 높아질 수 있다. 개최국이 우승하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모든 우승컵은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개최국을 넘고, 강호를 상대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이 우승의 의미를 더 높이는 것이 사실이다.
세 번째 이유, 한국이 호주에 설욕할 것이 있다. A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호주는 더티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폭력적인 플레이, 고의적인 파울로 한국 선수들을 괴롭혔고, 결국 구자철이 호주전에서 팔꿈치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대회 도중 돌아가야 했다. 한국은 소중한 선수 한 명을 호주전에서 잃어야 했다.
한국 축구의 매운 맛을 호주에 보여줘야 한다. 호주를 누르고, 게다가 그들의 홈구장에서 보란 듯이 우승컵을 들어 올려야 한다. 구자철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구자철의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우승으로 달래줘야 한다. 더티한 플레이로 상처를 줬던 호주를 결승에서 꺾는 것만큼 통쾌한 일도 없을 것이다.
한국의 아시안컵에 맺힌 55년 한을 풀 수 있는 제물, 호주였으면 한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