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무너진 돌부처.' 한신 타이거즈의 마무리 오승환(32)이 끝내기 홈런을 맞은 씁쓸한 소감을 전했다.
오승환은 29일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일본시리즈 4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으며 고개를 떨궜다. 한신은 1차전 승리 후 3연패를 당하며 29년만의 일본시리즈 우승이 어려워졌다.
오승환이 마운드에 오른 것은 2-2로 맞서던 연장 10회말 1사 1,2루 위기였다. 오승환은 첫 타자 마쓰다 노부히로를 3구만에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불을 끄는가 했다. 이어 나카무라 아키라 역시 볼 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로 몰아세웠다.
하지만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던진 5구째 시속 148㎞짜리 몸쪽 직구가 통한의 투구가 됐다. 나카무라의 배트에 걸린 타구가 우측 스탠드를 넘어가며 끝내기 홈런으로 이어지고 만 것이다. 오승환은 고개를 숙인 채 덕아웃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날 던진 8개의 공이 변화구 없이 모두 빠른공이었다는 점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30일 산케이스포츠 등 일본 언론들은 오승환이 끝내기 홈런을 맞고 한신이 패한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일본 내에서도 올 시즌 리그 구원왕 오승환이 홈런에 무너진 것이 충격적인 사실인 듯하다. 산케이스포츠는 '복도로 들어오는 오승환이 자조섞인 웃음을 지었다. 그것은 거꾸로 가슴 속에 몰아치는 분함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표현했다.
오승환은 "조금 어정쩡했다. 평소와 다른 것은 없었지만 홈런을 맞았기 때문에 달라보이는 것 아닌가"라며 "오늘은 질문을 빨리 마무리해주셨으면 한다. 질문은 더 없는가"라고 취재진에 예의를 갖추면서도 편치 않은 속마음을 나타냈다.
한신으로서는 10회초 공격에서 잡은 1사 1,3루 찬스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점수가 났으면 오승환은 10회말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등판해 경기를 마무리하기 수월했을 지 모른다.
와다 유타카 한신 감독은 "이미 승부가 난 일이다"라며 오승환을 감싸안았고, 나카니시 기요오키 투수코치 역시 "가장 자신있는 공으로 승부를 한 것"이라고 오승환의 빠른공 승부를 존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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