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믿었던 소사는 기대에 못미쳤다. 2차전 선발 투수 밴헤켄은 염경엽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염경엽 넥센 감독은 LG와의 플레이오프 개막을 앞둔 26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소사를 1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20승 투수 밴헤켄 대신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률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최근 페이스가 좋았던 소사를 1차전 선발로 선택한 것이다. 염 감독은 "소사의 회복력이 밴헤켄보다 좋다. 또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컨디션이 좋았다"고 소사의 1차전 등판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소사가 6이닝 3실점 정도로 버텨주면 승산이 있다"고 했다. 소사에 이어 조상우, 손승락, 한현희로 뒷문을 잠그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27일 1차전에서 소사의 피칭 내용은 기대 이하였다. 소사는 4.1이닝 만에 홈런 포함 6안타를 맞고 3점을 내준 뒤 조기 강판당했다. 염 감독은 소사가 5회초 김용의에게 볼넷, 박용택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1사 1, 3루 추가 실점 위기로 몰리자 바로 조상우를 구원 투입했다. 조상우는 이병규(7번)를 병살타로 유도해 가볍게 이닝을 끝내며 불을 껐다.
소사 이후에는 조상우(2.2이닝)와 손승락(1.2이닝), 한현희(0.1이닝)가 나란히 등판해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넥센은 불펜의 힘을 앞세워 6-3으로 역전 승리하고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1-3으로 뒤진 6회말 타선이 분발해 4점을 몰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첫 판 승리로 기세가 오른 넥센이지만 선발 투수의 활약은 아쉬움이 남았다.
2차전에는 필승 카드를 꺼냈다. 2007년 리오스(두산) 이후 7년 만의 20승 투수로 우뚝 선 밴헤켄이다. 밴헤켄이 호투해준다면 넥센은 어렵지 않게 2연승을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밴헤켄도 흔들린다면 넥센의 선발진 자체가 위태로워진다. 시리즈 승부가 길어져 5차전까지 간다면 다시 밴헤켄이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밴헤켄의 2차전 피칭 내용이 중요하다.
밴헤켄은 정규시즌 LG전에 여섯 차례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3패를 당한 팀이 LG였다. 피홈런 역시 가장 많은 3개를 내줬다.
밴헤켄은 LG의 주전 선수들에게 유독 약했다. 이진영이 타율 5할(12타수 6안타)로 밴헤켄에게 강했고, 준플레이오프 MVP 최경철은 밴헤켄을 상대로 타율 4할5푼5리(11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
박용택(4할1푼2리)과 정성훈(4할)도 나란히 타율 4할을 넘겼다. 박용택과 정성훈은 밴헤켄에게 홈런도 한 방씩 뽑아냈다. 스나이더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최근 그의 타격감 상승세를 보면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스나이더는 1차전서 소사를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터뜨리기도 했다.
밴헤켄은 넥센의 에이스로 포스트시즌에서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해야 하는 선수다. 밴헤켄-소사의 원투펀치는 막강하지만, 뒤를 받치는 선발 요원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넥센의 고민이다. 소사의 부진으로 밴헤켄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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