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한국 탁구 혼합복식이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야심차게 꺼내든 이정우(30, 울산시탁구협회)-양하은(20, 대한항공) 카드가 북한에 막혔다.
이정우-양하은 조는 30일 오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탁구 혼합복식 16강전에서 북한 김혁봉-김정 조에 세트스코어 1-3(3-11, 13-11, 4-11, 7-11)으로 패해 8강 진출이 좌절됐다. 1세트를 허무하게 내준 뒤 2세트를 가져오면서 팽팽하게 맞섰으나 이후 두 세트를 내리 패했다.
경기 후 양하은은 "어려운 경기는 아니었는데 작전에서 밀린 것 같다. 전체적으로 많이 끌려갔다는 느낌"이라고 패인을 밝혔다.
이어 양하은은 "4세트에서 무조건 이겨야 했기 때문에 스스로 답답했다. 볼이 오는 대로 쳐야 하는데 생각이 많아졌다"고 아쉬웠던 장면을 돌아봤다.
한국 탁구는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 동안 아시안게임 노골드에 그치고 있다. 한국은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비교적 금메달 획득 확률이 높은 혼합복식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개인 단식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던 북한의 김혁봉이 혼합복식에도 출전하면서 금메달의 벽은 더 높아졌다. 김혁봉-김정 조는 지난해 파리 세계탁구선수권 혼합복식에서 우승을 거둔 챔피 언조다.
양하은은 "북한 선수들은 몇 년 전부터 호흡을 맞춰온 선수들이다. 우리는 아시안게임을 위해 2∼3달 연습한 게 전부다. 경험이 부족했다"면서 "북한이라서 다른 의미를 갖고 경기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부족해서 졌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양하은은 지난 28일 열린 여자 단체전 8강에서도 북한에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됐었다.
부진이 거듭되면서 컨디션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양하은은 "대회 초반에는 컨디션이 좋았는데, 계속 지다 보니 몸이 무거운 느낌이다. 힘 전달이 잘 안되고, 볼이 보여도 몸이 안 움직이는 상태"라면서 고충을 털어놨다.
아직 경기는 남아 있다. 양하은은 "마음을 내려놓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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