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외국 출신이라고 해서 특별한 건 없다. 오래 전부터 함께 뛰어왔기 때문에 괜찮다." 바라티 아미르후세인 카타르 남자핸드볼 대표팀 수석코치는 29일 인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이란과 준결승에서 승리한 뒤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카타르는 이날 이란을 29-21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결승에 올랐다. 오는 10월 2일 한국과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그런데 카타르에는 눈에 띄는 선수들이 많다.
이란과 경기에서 6골을 기록, 팀내 최다 득점을 올린 하파엘 카포테를 비롯해 4골을 넣은 로니 버트랜드, 그리고 골대를 지키며 이란 선수들이 던진 슛을 온몸으로 막아낸 골키퍼 고란 스토얀코비치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카타르 출신 선수들과 비교해 피부색도 다르고 이름도 특이하다. 바로 귀화 선수들이다. 카타르에는 이들 말고도 귀화를 한 선수가 더 있다. 같은 이슬람권 국가인 북아프리카의 튀니지 출신이 특히 많다. 스페인, 몬테네그로 등 유럽 출신과 쿠바 등 중남미 출신 선수들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체격과 힘에서 아시아권 선수들보다 앞선다. 카타르대표팀의 장점 중 하나다.
아미르후세인 코치는 "대표팀에 귀화선수가 본격적으로 뛰게 된 때는 5년 전부터"라며 "그동안 많은 시간 손발을 서로 맞췄기 때문에 (조직력이) 괜찮다"고 설명했다. 카타르는 지난 2월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팀이다. 실력이 만만치 않다.
금메달을 따내기 위해 카타르를 잡아야 하는 김태훈 한국핸드볼대표팀 감독도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김 감독은 "카타르는 더 이상 우리가 알고 있던 판에 박힌 중동팀이 아니다"라며 "유럽팀과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김 감독은 "그래도 약점은 분명히 있다. 우리가 준비해온 걸 아직 100% 다 보여주지 않았다. 카타르와 마지막 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은 카타르와 악연이 있다. 지난 2006 도하 대회 4강전이 그랬다. 당시 한국대표팀은 경기내내 카타르를 압섰다. 그러나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 때문에 결국 경기에 져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이번 대회 결승에서의 만남은 8년 전 빚을 되갚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국은 앞선 2010 광저우대회 결승에서도 중동팀인 이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남자핸드볼은 카타르의 모래바람을 뚫고 2연속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노린다.
한편, 남자에 하루 앞선 10월 1일에는 여자대표팀이 먼저 금메달 도전에 나선다. 결승 상대는 영원한 라이벌 일본이다. 한국 남녀핸드볼이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은 지난 2002년 부산 대회에서 남녀 동반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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