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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정현, 테니스의 김연아-박태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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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윔블던 주니어 준우승으로 주목, AG 복식 금메달 쾌거

[정명의기자] '피겨여제' 김연아와 '마린보이' 박태환의 공통점은 해당 종목의 변방에 불과한 한국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됐다는 것이다.

테니스 역시 한국과 세계 수준과의 격차는 크다. 2000년대 이형택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었지만 이후로는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없었다. 한국은 이웃나라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가 얼마 전 US오픈 남자 단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이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한국 테니스에도 희망이 비치기 시작했다. 고등학생 기대주 정현(18, 삼일공고)의 등장 때문이이다. 정현은 지난해 윔블던 주니어대회에서 남자 단식 준우승을 차지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 선수가 윔블던 주니어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정현이 처음이었다.

이어 정현은 아시아를 제패했다. 이번엔 복식이었다. 29일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복식 결승에서 선배 임용규(22, 당진시청)와 조를 이뤄 인도 팀을 꺾었다. 지난 1986년 서울 대회 김봉수-유진선 이후 무려 28년만에 따낸 남자 복식 금메달이었다.

이번 금메달로 정현의 앞날엔 탄탄대로가 놓이게 됐다. 병역혜택으로 2년 간의 공백 없이 테니스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정현도 "세계무대에서 성공하는 것이 꿈"이라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없었으면 2년이란 시간을 군대에서 보내야 하는데, 이제 걸림돌이 없어졌다. 꿈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현이 세계무대에서 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현재 정현은 고등학생임에도 세계랭킹(단식)이 188위다. 한국 남자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랭킹. 아직 기량을 향상시킬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세계 수준의 선수로 도약하는 것은 전적으로 정현 본인에게 달렸다. 스스로 말한 대로 병역 문제 등의 걸림돌도 없어졌다. 주니어 시절 두각을 나타내다 시니어 무대에서 실패하는 경우도 흔히 있다는 사실도 잘 알아야 한다. 다행히 정현은 아직까지 시니어에서도 세계랭킹 200위 안에 들며 기대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장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을 뛰어넘는 것이 필요하다. 이형택은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4대 메이저대회인 US오픈 16강에 오른 바 있고, 세계랭킹 100위권에도 오랫동안 이름을 올렸다. ATP투어 우승 경험도 있다. 한국 테니스 선수로는 그야말로 독보적인 업적이다.

그 뒤를 정현이 이어야 한다. 이형택도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고 세계의 강호들과 실력을 겨룰 수 있었다. 정현도 국가가 준 혜택을 국위선양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정현과 임용규의 금메달을 눈 앞에서 지켜본 이형택은 후배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했다. 이형택은 "두 선수 모두 어린 나이다. 이제 투어에만 전념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됐다"며 "서양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무기가 있어야 한다. 부상도 조심해야 한다. 어려가지 유혹도 있을테지만, 운동에만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연아와 박태환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던 세계 수준과의 격차를 따라잡고, 가장 높은 위치에 올라섰다. 그 둘의 존재로 한국의 피겨와 수영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테니스 역시 스타가 필요하다. 정현이 그 역할을 맡게 됐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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