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윔블던 소년' 정현(18, 삼일공고)이 아시아를 제패했다. 한국 테니스의 미래가 밝아졌다.
정현은 29일 인천 열우물테니스경기장 센터코트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 결승전에서 선배 임용규(23, 당진시청)와 호흡을 맞추며 인도의 미네니 사케스(26)-사남 싱(26) 조를 세트 스코어 2-0(7-5 7-6<7-2>)으로 꺾었다.
정현은 될성부른 떡잎이다. 지난해 윔블던 주니어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한국 선수가 윔블던 주니어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것은 정현이 처음이었다. 이어 정현은 지난 8월 열린 방콕남자챌린저대회에서도 한국 선수 최연소로 남자단식 정상에 오르며 물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정현의 다음 목표는 아시아 제패였다. 이번 대회 단식에서는 16강에서 탈락했지만, 복식으로 승부를 봤다. 지난해부터 호흡을 맞춘 임용규와 함께였다. 임용규는 복식에 전념해 메달을 따기 위해 단식 출전을 포기하기까지 했다.
결승전 상대는 인도의 미네니 사케스(26)-사남 싱(26) 조였다. 정현과 임용규가 쉽게 꺾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두 선수 모두 복식에 특화된 선수로 복식 세계랭킹이 미네니 사케스가 191위, 사남 싱이 172위다. 368위인 정현, 201위인 임용규보다 한참 높은 순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뒤졌지만 정현은 임용규와 함께 끈질긴 힘을 과시하며 정상에 올랐다. 준결승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펼치며 결승에 올랐고, 결승에서도 시종 팽팽한 승부를 펼친 끝에 집중력에서 앞서며 승리를 낚았다.
경기 후 정현은 흥분돼 보였다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었다. 이기려는 마음이 간절했다"고 대답한 뒤 이날 경기 전략에 대해서는 "매 포인트 서로를 믿는 것 외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현은 "세계대회 우승이 꿈인데 군대를 가야하는 2년이라는 시간을 벌었기 때문에 그 꿈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앞으로의 당찬 포부를 전했다.
정현과 함께 호흡을 맞춘 임용규는 "아직도 한국 테니스 하면 '이형택'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대선배 이형택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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