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축구대표팀의 새 감독 선임은 브라질월드컵 종료 후 한국 축구의 중요한 화두다. 독이 든 성배를 누가 마실 것인지, 쓰러진 한국 축구를 누가 일으켜 세울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 감독 선임 작업은 2015 아시안컵이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예선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국내 감독이 맡을지, 해외 감독에게 맡길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대한축구협회는 "폭넓게 알아보고 있다"라는 말로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론이 국내파 감독에 대한 불신으로 해외파로 기울어져 있지만 축구협회는 괜한 오해를 살까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런저런 추측만 나돌고 있다. 특히 국내파 감독에서 후보를 찾을 경우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가장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름 신빙성을 얻고 있다.
당사자인 황선홍 감독은 어떤 생각일까,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FA컵 16강전에서 만난 황 감독은 그야말로 말도 안된다는 태도를 보였다.
황 감독은 취재진이 "혹시 축구협회로부터 전화를 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살짝 웃어 넘기며 "사서 고민을 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을 생각이 없거니와 소속팀 포항의 선수단과 성적 관리에도 정신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황 감독의 꿈은 언젠가 국가대표 감독이 되는 것이다. 그는 평소 여러 차례 국가대표 감독에 대한 소망을 표현해 온 바 있다. 게다가 2008년 부산 아이파크를 통해 프로 감독 데뷔를 할 당시 구단주가 현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다. 인연을 따지자면 충분하다.
하지만, 절친인 홍명보 감독이 월드컵에서의 부진과 '의리' 논란 속에 쓰러지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황 감독은 안타깝다는 생각만 들었다. 국가대표 감독을 맡는 것은 역시 시기 상조라고 보는 듯하다. 황 감독으로서는 올해 목표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꼭 해내고 싶은 과제다. 포항은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해 있다.
황 감독은 "(이)명주가 이적하고 공격진은 부상이 많고 팀 건사하기도 바쁘다"라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느라 국가대표 사령탑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답했다. 당장은 포항 지휘봉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는 황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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